때로는 일부러라도 비워두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dkb 2026-05-15 dkb 0 1 05.15 08:55 우리는 무언가를 깊이 생각하려면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고 믿곤 합니다. 하지만 오히려 아무것도 없는 순간에 생각은 더 깊어지기도 합니다. 《편안함의 습격》에는 평소라면 눈길조차 주지 않았을 사소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인터넷도 없고 읽을거리도 없는 오지에서 저자는 에너지바 포장지와 배낭의 세탁 태그를 몇 시간이고 들여다보게 됩니다. 손에 쥔 것은 에너지바 포장지 하나뿐인데도 성분표를 읽다가 설탕의 또 다른 이름들을 발견하고, 다운 점퍼의 세탁 태그를 보다가 옷 한 벌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자신의 소비 습관까지 떠올리게 됩니다. 얼핏 보면 무료한 시간 같지만, 외부 자극이 사라지자 시선이 자연스럽게 안쪽으로 향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우리는 종종 정보가 부족해서 집중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정보가 너무 많아서 자기 생각을 들여다보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현대인의 일상은 끊임없이 바깥을 향해 있습니다. 짧은 영상과 뉴스, 메시지와 피드가 쉼 없이 시선을 붙잡고, 생각이 깊어질 틈도 없이 다음 자극이 밀려옵니다. 반대로 아무것도 없는 시간은 처음엔 지루하게 느껴지지만, 어느 순간부터 뇌는 새로운 자극 대신 자기 안의 생각을 꺼내기 시작합니다. 내면에 집중하게 되는 원리는 어쩌면 여기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일부러라도 비워두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