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이강연ㅣChroma-Keyed Series Artist 이 강 연 Lee Gang-yeon 저는 제작자이자 일종의 컨버터로, 일상의 파편이나 흔적을 변환해 전달하는 사람입니다. 일상에서 쉽게 지나치거나 애써 보지 않게 되는 장면들에 오래 머무는 편입니다. 사실은 지나치지 못한다고 말하는 쪽이 더 정확합니다. 현상의 인과나 목적이 분명하지 않을 때, 그것을 명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로는 쉽게 놓지 못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자연스럽게 작업으로 이어졌고, 최근에는 ‘망각’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시리즈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금속을 중심으로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가구와 오브제를 제작하고 있으며, 일상 사물을 매개로 우리가 무심히 지나치는 감정이나 장면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작업은 대부분 기능과 그 해석에서 출발하지만, 그 안에 내재된 의미와 감각을 드러내는데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Keywords 아티스트 Artist 이강연 LeeGangyeon 제작자 컨버터 일상의파편이나흔적 망각 시리즈작업 금속 가구와오브제 내재된의미와감각 크로마키 ChromaKey 존재를지우는배경 비가시성 의도적 망각 존재와부재 협업 MugShot 트라이앵글러스테이지 컨베이어벨트 피자조각 파이프시리즈 대량생산 반복구조 쥐 “최근 진행 중인 시리즈를 〈Chroma-Keyed Series〉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크로마키에 사용되는 녹색과 청색은 인간의 피부와 가장 멀리 떨어진 색으로, 피사체를 왜곡하지 않고 배경을 분리하기 위해 선택된 색입니다. 그러나 이 ‘안전한 색’은 형상의 외피 위에서는 지워짐과 은폐의 표면으로 작동합니다. 인간의 존재를 보존하기 위해 고안된 기술적 장치가, 역설적으로 존재를 삭제하는 색으로 전환되는 것입니다. 크로마키에서 특정 색은 제거되지만, 그 자리는 언제든 다른 이미지로 대체될 수 있는 빈자리로 남습니다. 이는 인간이 불편한 현실을 외면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장면만을 남기는 의도적 망각의 구조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CHROMA-KEYED SERIESㅣ크로마키 시리즈 '크로마(Chroma)'는 색을 뜻하며, 영상에서는 특정 색 영역을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된다. '키(Key)'는 선택과 분리를 의미하며, 합성 과정에서 지정된 색을 제거하거나 다른 화면으로 대체하는 기준이 된다. 따라서 '크로마키(Chroma Key)'는 색을 기준으로 대상을 분리하고 새로운 장면으로 치환하는 기술을 말한다. 크로마키에 사용되는 녹색과 청색은 인간의 피부와 가장 멀리 떨어진 색으로, 피사체를 왜곡하지 않고 배경을 분리하기 위해 선택되었다. 그러나 이 색을 형상의 외피에 입히는 순간, 인간의 피부와 대비하기 위해 설정된 안전한 색이 망각과 은폐의 표면으로 작동한다. 인간의 존재를 보존하기 위해 선택된 기술적 장치가 대상의 존재를 삭제하는 색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나는 이 개념을 단순한 영상 합성 기법이 아니라,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선택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본다. 선택 과정에서 특정 색은 제거되지만, 그 자리는 언제든 다른 이미지로 대체될 수 있는 빈 공간으로 남는다. 이는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지울지 결정하는 행위이며, 인간이 불편한 현실을 외면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장면만을 남기는 의도적 망각과 맞닿아 있다. 여기서 크로마키는 망각과 선택의 행위를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장치로 작동한다.<사방탁자, 악어> 400x400x1700mm, Aluminum, Stainless Steel, Plastic, Neodymium magnet, 2025<Console Table, Chickens> 460x410x860mm, Aluminum, Stainless Steel, Plastic, 2025“비가시성, 의도적 망각.” 그들은 녹색으로 칠해졌다. 익숙한 형상은 낯선 색을 입고, 더 이상 그 자체로 존재하지 않는다. 자연을 닮은 이 색은 위생과 안전, 환경을 연상시키지만, 동시에 존재를 지우는 배경이 되기도 한다. 녹색이 표면을 뒤덮는다. 감춘다. 존재와 부재 사이의 경계를 흐린다. 나의 행위는 망각에 대처하는 하나의 방법이자 표현이다.<Ms. Hennie’s Penthouse> 400x470x990mm, Stainless Steel, Plastic, 2024<캐비닛, 토끼> 800x400x1200mm, Powder-coated Steel, Plastic, Neodymium magnet, 2025<테이블, 닭> 1400x800x700mm, Powder-coated Steel, Plastic, Neodymium magnet, 2025<Trolley, Rabbit> 300x450x800mm, Powder-coated Steel, Plastic, Neodymium magnet, 2025 최근 가구 위주의 시리즈 작업에서 더 나아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작은 사물을 디자인하고 구현하는 프로젝트를 병행하고 있다. 세라믹 작가와의 협업을 통해 제작된 < Mug-Shot! > 시리즈는 컵을 사용하는 것과 같이 단순한 일상 행위에서 잊히고 잃어버린 것들을 다시 떠올리게 하기 위한 첫 번째 프로젝트이다.TRIANGULAR STAGEㅣ트라이앵글러 스테이지한동안 갈고리에 걸린 채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이동하는 피자 조각의 이미지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연작은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된 불쾌감으로부터 출발했다. 과거 피자 가게에서 일하던 시기, 나는 매일같이 절단된 고기와 가공된 식재료를 다루는 과정 속에 있었다. 햄, 소시지, 베이컨처럼 이름과 감각이 익숙해진 재료들이 동물 몸의 일부였다는 사실은 손에 닿을 때조차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것들은 이미 무색-무취의 덩어리가 되어 있었다. 가위로 잘리고, 던져지고, 다른 재료와 뒤섞여 컨베이어식 오븐으로 밀려들어갔다. 동물성 재료를 비롯해 채소, 버섯, 파프리카, 올리브 같은 식물성 재료들 역시 다른 재료들과 함께 줄지어 놓이고 정해진 순서에 따라 흩뿌려지고, 흘러내리며 눌어붙었다. 어떤 것은 소스에 잠기고, 어떤 것은 불에 그을려 형태를 잃었다. 그 모든 과정은 무대 위에서 토핑이자 장식으로 기능했다. <작업노트 中> <Triangular stage> Brooch, 95x155x18mm, Sterling Silver, Resin, 2025<Recipe for Distaste> Necklace, 150x420x90mm, Resin, UV ink, Aluminum, 2025<The hanging slice> Brass, Resin, UV ink, 210x102x460mm, 2024<Fused slice> 380x380x490mm, Stainless Steel, Resin, 2024<Chroma-keyed slice> 434x493x943mm, Stainless Steel, Plastic, 2024PIPE SERIESㅣ파이프 시리즈'Pipe Series'는 대량생산을 전제로 한 재료와 제작 방식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시작되었다. 파이프, 산업 도구, 반복 구조 등 산업적 요소를 중심으로, 효율성과 규격화에 유리한 형태를 실험하며 가구와 오브제를 제작했다. 작업은 점차 대량생산 시스템 자체에 대한 질문으로 확장되었다. 효율적인 생산 구조 뒤에 가려진 존재와 쉽게 인식되기 어려운 것들에 주목하게 되었고, 이를 보다 직접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상징적 요소로 쥐라는 동물을 사용하게 되었다. 쥐는 현대 사회에서 흔히 배제되거나 혐오의 대상으로 인식되지만, 동시에 도시와 산업 구조 속에서 끊임없이 존재해온 생명이다. 이 동물은 개인과 동일시되거나 현상의 주체로 다뤄지며, 시리즈의 흐름 속에서 하나의 상징으로 정착하게 되었다. 이 시리즈는 가구를 중심으로 한 형식에서 출발해, 점차 기능적 사용을 넘어서는 오브제로 확장되었다. 반복 가능한 구조와 산업적 재료를 실험하던 이 작업은, 이후 기능과 내러티브의 관계를 풀어내는 방향으로 전개되며 연작의 핵심이 되었다.[EXHIBITION / FAIR] MINDFUL MINING : The Design Museum Pinakothek der Moderne[EXHIBITION / FAIR] 2025 The 24th Seoul Design Festival : Young Designer PromotionArtist LEE GANG-YEONㅣ아티스트 이강연E | g_vng@naver.com I | www.instagram.com/gvngy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