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포켓빌라ㅣ소재 건축사사무소 성산동 현재의 집, 포켓빌라 “벽에 금이 갔는데 어떡해야 하죠?“ 친한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친한분 집이 있는데 그 집의 상태가 좋지 않아서 고민하고 있다는 얘길 들었다. 현장을 가서 보아야 할 같다고 말했다. 성미산자락에 위치한 작은 골목 모퉁이에 단층의 양옥집이었다. 70-80년대에 지어진 현대식 양옥집들이 아직도 몇 채 남아있고 주변은 다가구, 다세대 주택으로 골목이 바뀌고 있었다. 처음으로 마주한 집은 그런 양옥집이었고 낡고 힘들어졌는지 곳곳에 균열이 생긴 상태였다. 처음부터 이 집을 허물고 새로 집을 지을 생각은 없었다. 다만 이 균열을 해결하기 위해선 리모델링을 해야 하는데 그렇기엔 이미 너무나 올라버린 공사비를 증축과 리모델링으로만 쓰기엔 경제적으로 적합해 보이지 않아 보였다. Keywords 소재건축사사무소 soje 성산동현재의집 포켓빌라 PocketVilla 다가구주택 넓은선택의폭 과정이즐거운건축 사람과고양이가함께사는집 작지만편안한집 작은발코니 다락 주거와상업공간을분리 “헌집줄께 새집다오!”“이제 그만 집을 놓아주고 새로운 집을 짓는 건 어떨까요?”라고 제안을 하였다. 오래된 동네 모습을 지켜나가고 싶은 맘은 있었지만 그러기엔 현실적으로 너무나 올라버린 시공비를 한 집의 리모델링으로만 쓰기엔 안타까웠던 마음이 더 컸었다. 건축주는 오랫동안 이 집을 가지고 있었지만 여기에 살진 않은 상태였다. 이 집엔 오랜 기간을 함꼐 해온 세입자분이 고양이들과 함께 살고 있었다. 집이 사라지기 전 오래 살았던 집을 기억하기 위해 뭐라도 하고 싶다고 했다. 마치 집의 장례식처럼 말이다. 담벼락엔 소중히 써 내려간 집에 대한 이야기와 쓰고 있던 물건들을 하나하나 내놓고 주변이랑 나눔을 하였고 그렇게 집을 보내주는 준비를 하였다. 새로 짓게 되는 집은 작은 골목에 덜하지도 더하지도 않게 작은 변화를 줄 수 있을 정도의 모습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처음 방문했을 때 겨울이었고 건물은 노후가 되어 곳곳에 균열이 간 상태였다. 곧 철거되기 전 모습이다. 무료 나눔을 하고 동네사람들에게 이별을 알렸다.“현재의 집 #1 – 포켓빌라”모퉁이의 작은 땅에 짓게 될 집은 작은 집들이 모여있는 다가구주택을 짓기로 결정하였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집은 좀 더 선택의 폭이 넓어야 하지 않을까? 핵개인의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의 사회에서 집은 각기 다른 취향을 반영하고 그 수요를 예측해야 한다. 예를들면 어떤 사람은 요리를 좋아해서 주방이 좀 더 크기를 바라고, 어떤 사람은 침실 공간이 중요할 것이다. 현재의 집 프로젝트는 그렇게 변화하는 사회에 따라 집의 의미도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건축주와 건축가 그리고 프로젝트 매니저인 ‘현현’과 함께 “과정이 즐거운 건축”을 지향하며 시작되었다. 옆집 동측에 있는 감나무는 건물의 입면이 된다. 감나무가 보이도록 3층에 창을 내었다. 모퉁이에 위치한 주택 외관은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인상을 주기 위해 작은 타일로 마감하였다. 다양한 각 층의 외부공간은 동네로 열러 있어 다양한 입면을 연출하고자 하였다.포켓빌라는 사람과 고양이가 함께 사는 집이다. 건축주와 오랜 세입자분들은 각자 고양이를 키우고 있고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고양이도 있었다. 낮에 외출하였다가 밤에 들어오는 외출냥이(고양이)도 있었다. 고양이들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집, 작지만 편안한 집을 만들기로 하였다.모형사진, 설계과정 중 스터디와 회의를 거치면서 외벽타일 색상이 지금의 색상으로 변경되었다. 4층 규모의 집은 북측으로 계단실을 배치하고 모퉁이 도로변으로 각 집들을 배치하였다. 세 세대의 평면은 비슷한 듯하지만 각기 다르게 계획되었고 1층의 상가는 바닥에서 1m정도 밑으로 내려가 높은 층고로 계획하였다. 2층과 3층으로 작은 발코니를 넣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동네를 이어주고 작은 숨을 고룰 수 있는 외부공간이 꼭 필요하다 생각이 들어서였다. 4층은 원룸정도의 규모로 다락을 두고 천장을 계획하였다. 작지만 작은 빛이 내려앉고 외부로 자연스럽게 열린 외부공간은 작은 내부공간을 바깥으로 확장하는 역할을 한다. 1층에는 대문을 두어 주거와 상업공간을 분리하고 대문엔 고양이들이 드나들 수 있도록 작은 문을 두었다.주택으로 이어지는 계단은 1층과 별도로 대문을 두어 분리시켰다. 4층 북측 외부공간은 작은 정원이 있는 마당이 된다. 현관에서 이어지는 복도는 공간을 더 깊이 있게 만든다.모퉁이 작은 땅에 지어질 집은 그 집의 규모가 작을 수 밖에 없었다. 작은 집을 크게 보이려고 하진 않았다. 다만 작은 집을 인정하고 집의 규모에 대한 강박을 버리고 좀 더 포근하고 따뜻한 집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다.아주 작은 화장실에 욕심부린 반신 욕조는 만족감이 크다. 3층 서재에서 바라본 모습. 현관 바닥에 창은 환기 역할을 한다. 오크 무늬목으로 마감된 주방가구 최대한 많은 수납이 가능하도록 좁은 방 곳곳에 수납장을 설치하였다. “불안의 파도“집을 짓는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 설계가 끝나고 시공이 들어가면 또 다른 보이지 않는 산들이 기다리고 있다. 심지어 집을 짓고 나서 이빨이 다 빠졌다는 이야기,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다.. 등등 여기저기 그런 소리가 들려온다. 저 멀리 불안의 파도가 밀려오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뿐이다. 이 힘든 과정을 잘 견디고 모진 파도를 다 함께 헤쳐 나가야 한다. 뜻하지 않은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들, 주변의 모진 민원에도 굴하지 않아야 하는 자세도 가져야 한다. 물론 건축가 혼자서 해낼 수 없는 일이고 이 모든 과정은 다 함께 해쳐 나가야 한다. 그렇게 매번 주어지는 미션을 다 깨고 나서야 건물이 완성되었다.서재에 위치한 코너 창은 옆집 감나무를 보며 계절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4층에서 다락으로 올라가는 계단 일부는 열고 닫을 수 있게 가구 안으로 숨도록 되어있다. 천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은 다락 깊은 곳까지 은은하게 밝힌다.“다가구주택을 준비하는 분들에게”지금의 금융상황은 금리인상으로 인한 높은 이자율과 대출규제로 인해 담보대출을 받아 집을 짓기가 더욱 더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설계를 진행하기에 앞서 대출상황 체크해보기를 권한다. 그리고 집을 짓기로 마음먹었다면 주거와 비주거의 비율에 따라서도 대출규모가 다를 수 있어 체크해야 한다. 잘 팔리고 싶은 집을 짓고 싶다면 사회가 요구하는 집을 지어야 한다. 사회적 현상에 따라 바뀌는 가족구성의 변화를 읽고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는 구상을 해야 한다. 잘 꾸며진 집이 아니라 거주하고 싶게 만드는 집을 짓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아닐까 생각한다. 성산동 현재의 집, 포켓빌라ㅣsoje 2023위 치 |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 Seongsan-dong, Mapo-gu, Seoul대지면적 | 90.84㎡건축면적 | 54.36㎡주요구조 | 철근콘크리트외 장 | 외장타일마감, 노출콘크리트 위 미장, 컬러강판지붕내 장 | 경량목구조설 계 | 소재 건축사사무소 soje책임 건축가 | 이현식 Lee hyun sik프로젝트 매니저 | 현현 Hyunhyun글 | 소재 건축사사무소 soje사진 | 노경 Roh-k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