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건축가를 통해 바라보는 ‘나의 집’, 연결하는 집: 대안적 삶을 위한 건축 Exhibition 2024-08-19 Keywords 전시 나의집 연결하는집 대안적삶 건축 국립현대미술관과천 아파트 거주의다양성 거주의변화 수백당 집안에골목 아홉칸집 작은집 고산집 여름무지개 선흘아이 건축학교 이상화 이상화에디터 집이란 무엇일까? 많은 것을 담고 있는 집, 이것과 관련해 우리가 질문해 보고 답을 찾아보는 시간을 가져 보면 어떨까? 집이란 많은 꿈이 담긴 곳으로 우리가 사는 모습은 모두가 다르다.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들어선 집은 한 사람과 가족의 삶뿐만 아니라 한 지역의 랜드마크로 문화를 만들어 간다.무더위가 끝나지 않은 8월 중순 과천에 다녀왔다. 더위도 떨칠 겸 자연속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 가기 위해서다. 청계산 자락에 호수와 동물원, 식물원이 함께 있어 데이트와 휴식을 즐기기 좋은 곳이다. 지금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집’에 대한 탐구를 할 수 있는 전시 《연결하는 집: 대안적 삶을 위한 건축》 열리고 있다. 전시에서는 ‘아파트가 다수인 우리나라에서 그 외의 모습은 어떨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개인과 사회, 장소, 시간’을 주제로 30명의 건축가들이 디자인한 58채의 주택을 볼 수 있다. ‘과연 건축가들은 집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할까?’ 궁금하게 한다. 《연결하는 집: 대안적 삶을 위한 건축》은 건축가의 집을 통해 2000년 이후 한국의 건축과 주거 문화를 사회 문화적으로 조망해 보는 전시이다. 가족 구성원과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 경제적 구조 변동, 기후 위기 등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집의 의미를 찾는다. 그리고 이러한 질문으로부터 출발해 집이 도시 사회와 접촉하는 지점들을 탐색한다. 전시는 '선언하는 집', '가족을 재정의하는 집', '관계 맺는 집, '펼쳐진 집, '작은 집과 고친 집', '잠시 머무는 집' 등 6개의 섹션으로 나뉜다. 그간 한국 사회의 주류에 밀려 주목받지 못했던 거주의 다양성과 변화를 보여줌으로써 ‘나의 집’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여러 대안들을 찾게 해주는 전시이다. <수백당>은 승효상 건축가(이로재)의 대표 건축으로 한옥이 모티브가 되었다. 우리 고유한 한옥이 안방, 건넛방, 문간방, 뒷간이라 불렸던 것에 착안해 50평 공간에 12개 독립공간을 만들었다. 모든 방을 열린 구조로 만들어 공간을 바꾸어 쓸 수 있게 했다. 한옥에 마당을 가진 집은 복도를 걸으며 달빛을 볼 수 있고 비가 오는 날은 운치가 더해진다. 이런 삶의 모습이 아름답게 돋보이도록 방을 백색으로 마감하고 이름을 수백당으로 지었다. ‘비움의 미학’이 담긴 <수백당>은 이름에 걸맞게 이 집에는 비어 바깥으로 뚫린 방이 7개나 된다. 런던 다락방에서 쓴 이메일과 여러 자료들을 함께 전시하여 건축에 대한 건축가의 애착을 느낄 수 있다.윤한진+한승재+한양규(푸하하하프렌즈) 건축가의 <집 안에 골목>은 건축주와 깊은 교감으로 탄생한 건축이다. 연희동 윗동네의 골목길 계단을 스토리로 가져와 주택 내부의 넓은 계단에서 휴식(식사)와 놀이(파티)를 하며 이웃과 소통하게 했다. 이를 위해 건축가는 계단의 방향을 틀어 집안으로 연결시키고 계단 위로 창을 뚫었다. 그래서 여러 사람이 사는 곳에 어울리게 술래잡기를 하듯 숨을 장소를 만들어 과거 골목길에 숨어 키득키득 웃던 기억을 집안으로 옮겨 놓았다.<집 안에 골목>은 계단을 집안으로 가져온 컨셉으로 ‘하나의 벽은 공간을 나누고 가르는 역할밖에 하지 못하지만 두 개의 벽을 세우면 그 사이는 길이 된다’는 건축가의 철학이 녹아 있다. 나은중+유소래(네임리스 건축) 건축가의 <아홉칸 집>은 집에 대한 근원적이고 원시적인 풍경을 상상하게 한다. 집은 거친 현장 콘크리트(In-situ Concrete)로 마감됐으며 9개로 구성된 방은 복도가 없이 유기적으로 연결시켰다. 방 한 칸을 자유로운 삶이 가능한 3.6m×3.6m 정방형에 1개의 창을 배치하고 거주자가 필요에 따라 유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여 특별함을 만들어 냈다. 외벽을 따라 들어선 8개의 창과 가운데 방의 천정 창을 통해 각기 다른 자연을 즐기게 했다.<아홉칸 집>은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의 네 평 오두막인 ‘편안하고 온화한 사치스러운 장소인 3.6mx3.6m의 성’과 같은 자유로운 삶을 지향하고 있다.이소정+곽상준(건축사사무소오비비에이) 건축가의 <작은 집>은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이다. 평균적인 삶의 선택지인 아파트에서 벗어나 도심 속 작은 자투리땅에 집을 지으면서 1평 정원과 마당이 보이는 욕조를 만들 수 있었다. 이창규+강정윤(에이루트건축사사무소) 건축가의 <고산집>은 공유별장으로 1965년에 지어진 구옥을 제주 돌집의 원형을 최대한 살리면서 기능적 편리를 담아냈다. 누군가는 잔디를 가꾸고 누군가는 청소를, 또 누군가는 하늘을 보거나 불멍을 하는 등 공유별장인 만큼 이용 방법도 제각각이라 한다.《연결하는 집: 대안적 삶을 위한 건축》 전시에서는 건축가들의 다양한 아이디어와 스케치를 함께 볼 수 있다. 류인근+김도란+정상경(요앞건축사사무소) 건축가의 ‘여름무지개’와 ‘선흘아이’ 스케치.《연결하는 집: 대안적 삶을 위한 건축》에는 전시 워크샵 ‘건축 학교’가 함께 운영중이다. 어린이들이 축소하여 재현된 집의 내부를 탐색하고 건축 디자인을 체험하게 함으로써 집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게 했다.어느 누구도 집을 간단히 정의할 수 없을 것 같다. 이것은 집을 한가지 용도로 규정하거나 사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집에는 이건 내 집이야 하는 것이 있어야 하고, 나 혼자가 아닌 열린 공간이어야 하고, 또 필요에 따라 바꾸며 오래 갈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 우리가 집에 대해 꿈꾸는 것과 놓치고 살고 있는 것은 없는지 함께 돌아봐도 좋을 것 같다. 아파트에 거주하는 인구가 64%가 넘는 우리의 현실에도 더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연결하는 집: 대안적 삶을 위한 건축》2024. 07/19 ~ 2025. 02/02, 10:00 ~ 18:00 (월요일 휴관) 에디터 이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