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두리안] 경쟁이 아닌 공존을 찾는 ‘제2의 경기장 혁명’ 썰토리텔링 2024-07-14 Keywords 두리안 두리안에디터 2024파리올림픽 센강 그랑팔레 에투알로얄광장 스타드투르에펠 앵발리드광장 라콩코르드 제2의프랑스혁명 경기장 스타디움 축제 운동회 2024 파리 올림픽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1924년 파리 올림픽이 열리고 100년만에 다시 개최되는 역사적인 대회라 의미가 크다. 그만큼 2024 파리 올림픽은 기존의 경기장이 아닌 도시의 자연속에서 펼치는 화려한 변신이 눈길을 끈다. 파리를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스포츠의 무대가 된다. 개막식이 센강에서 열리는 것을 시작으로 엑스포의 상징인 그랑팔레에서 펜싱과 태권도가, 서양 정원의 정수로 손꼽히는 베르사유 궁전의 에투알 로얄 광장에서 승마와 근대 5종 경기가 열린다. 그리고 스타드 투르 에펠에서는 에펠탑을 배경으로 비치 발리볼이,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무덤이 있는 앵발리드 광장에서 양궁 경기가, 파리의 중심으로 프랑스 혁명의 상징인 라 콩코르드에서 도시 스포츠인 3X3 농구와 BMX 경기가 열린다. 2024 파리올림픽은 올림픽 역사에 ‘제2의 프랑스 혁명’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파리 올림픽을 보며 경기장에 대한 나의 기억을 회상해 보았다. 나는 동아마라톤을 참가하면서 결승점인 잠실종합운동장을 달려보는 행운을 얻었다. 올림픽에서 선수들이 달렸던 곳을 내가 똑같이 달린다는 것은 엄청남 뽐뿌였고 가문의 영광이었다. 그런데 기대와 달리 막상 결승점이 있는 주경기장 안으로 들어섰을 때는 기대했던 감동은 느껴지지 않았다. 만화 ‘달려라 하니’처럼 엄마를 외치며 골인지점을 향해 달리는 벅찬 장면을 기대했지만 그런 건 없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경기장의 웅장함도 트랙의 스페셜함도 없었다. 그냥 내가 달려본 운동장 보다 조금 컸고 공원 산책로의 우레탄 바닥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경기장은 영화에서 가끔 등장하는 크리스탈 재떨이처럼 화려한 겉모습과 다르게 실속은 없는 듯하다. 경기장이 올림픽 이후 적자에 시달리는 것을 보면 ‘재떨이로 흥한 자, 재떨이로 망한다’는 영화 대사가 헛말은 아닌 듯하다. 이젠 경기장의 존재가 위태롭기만 하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스타디움은 대회가 끝나고 철거되어 기념관으로 바뀌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의 경우 스타디움 974는 100% 해체 가능하게 만들어져 경기 후 다른 곳에 세워질 수 있게 했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95프로를 기존 시설을 사용하고 상트르 아쿠아티크와 아레나 포르트 드 라 샤펠 경기장 2곳만이 올림픽을 위해 특별히 지어졌다. '지속 가능성'이 경기장에 더해져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한발 더 나가 경기의 방식도 함께 바꾸어 보면 어떨까? 자로 잰 듯 정해진 경기장의 규격을 트렌드에 맞게 친화적으로 바꾸어 보는 것이다. 기술의 발전과 변화를 반영해 스포츠에 대해서도 다양한 변화를 시도해 보는 것이다. 정해진 시계반대 방향으로 달리는 것을 바꾸어 자신이 좋아하는 방향으로 달리게 하면 어떨까? 신만이 알 수 있다는 '0.1초'의 부정출발로 실격되는 것이 아닌 각자 다르게 출발을 카운팅하면 어떨까? 그리고 경기장 대신 광화문 세종대로에서 경기를 하면 어떨까? 경기가 축제가 되어도 좋을 것 같다. 운동회처럼 달리기에 매트에서 앞 구르기를 하고 뜀틀을 추가하면 어떨까? 국가마다 다른 명랑 운동회를 하며 즐겨도 좋을 것 같다. 경기를 위해 특수 제작된 러닝 머신 위를 달려도 좋을 것 같다. 트렌드에 맞추어 새로운 방식으로 경기장이 아닌 러닝 머신 위에서 경기를 해도 좋을 것 같다. 여기에 국가별 특별한 지형과 랜드마크가 경기에 포함되게 하는 것이다.마라톤 경기에는 로봇이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하게하면 좋지 않을까? 테슬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Optimus)가 러너들의 우상인 엘리우드 킵초게를 대신해 같이 달리게 하고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로봇개 스팟(SPOT)이 거리와 속도를 알려주며 선수들과 함께 달리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벤트 구간에는 별도의 트랙을 만들어 시민들이 선수들과 달릴 수 있게 해도 좋을 것 같다.미래는 공존이다. 육중한 경기장 안이 아닌 도시와 자연에서 변화를 찾듯 우리는 경쟁이 아닌 축제로 나아 가고 있다. 스포츠를 예술로 끌어 올려도 좋을 것 같다. [이미지 출처: olympics.com 홈페이지]에디터 두리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