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두리안] 오뚜기 같은 사랑이 롱런이 가능한 이유 썰토리텔링 2024-06-16 Keywords 두리안 두리안에디터 오뚜기 오뚝이 Rolypoly RolypolyToy 사랑 엔틱샵 엔틱 찻잔 편견 선입견 우리의 사랑은 특별하다. 마치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인 것처럼 사랑은 자신의 시각으로 보면 특별하고 남의 시각으로 보면 기이하고 까탈스럽다. 우리는 흔하거나 평범한 것과 사랑하지 않으며 타협하지 않는다. 어느 것 하나 허투루 사랑하는 법이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랑은 논리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것 같다. 사람끼리의 사랑이 이정도인데 물건에 대한 우리의 사랑은 어떨까? 오히려 이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단순하지는 않을 거란 생각이 든다. 이처럼 우리의 사랑에도 오뚝이처럼 포기하지 않는 질김이 있는데 이것을 ‘오뚜기 같은 사랑’이라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자신이 애착하는 물건에 대해 얘기한다면 이야기는 끝이 없을 것 같다. 지금은 내 곁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것이지만 여기에는 길고 험난한 사연이 담기기도 하고 이것이 직업과 연결되기도 한다. 그리고 곁에 두고 생활하면서 이것에 대한 사랑은 식을 줄을 모른다. 그래서 이것은 우리가 삶을 즐기는 방식이며 우리를 휴식하고 힐링하게 한다. 여행의 매력은 그곳의 로컬을 찾아 즐기는데 있다. 나의 경우 그곳에 있는 특이한 서점과 엔틱샵을 들러 구경하곤 한다. 한번은 영국 여행에서 한 일본인 관광객과 친해지면서 같이 여행을 하게 되었다. 그는 엔틱샵을 둘러보는 특이한 여행을 하며 즐기고 있다고 했다. 그가 찾는 것은 예쁜 찻잔이었다. 샵에서 찾는 물건이 없을 때는 작은 악세서리를 사는 것으로 대신했다. 그는 이렇게 그만의 방식으로 세상에 하나뿐인 찻잔을 찾아 엔틱샵을 순례하듯 여행했다. 사실 나는 오래된 것에 대한 매력을 몰랐다. 그래서 나는 엔틱샵에 들어가면 박물관을 관람하듯 순서대로 구경을 했다. 그런데 그를 따라 여러 곳을 다녀보니 재미있는 특징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엔틱샵을 찾는 대부분이 단골들로 그들은 곧장 자신이 찾는 물건으로 갔다. 친구도 찻잔들이 진열되어 있는 곳을 잠시 살피고는 가게 주인에게 찾아가 여러 가지를 물었다. 그러면 가게 주인은 따로 보관해 놓은 것들을 하나씩 가져와서는 여기에 숨겨진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옛날 누구 것인지도 모를 작은 물건에 스토리가 구전되면서 새로운 주인을 만나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이것은 시대를 초월하고 사람을 연결하는 오뚜기 같은 사랑이 분명하다.궁금증이 생겼다. ‘엔틱샵에서 제일 인기가 있는 것이 무엇일까?’ 나는 골동품으로써 가치가 있는 물건을 상상하며 물었는데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그것은 ‘False Teeth’ ‘틀니’였다. 그래서 이것은 들어오기가 무섭게 판매된다고 했다. 내가 샵에서 이것을 볼 수 없었던 이유이기도 했다. 틀니가 들어오면 이것을 차지하기 위해 쟁탈전이 벌어지는데 마치 신데렐라의 유리구두와 비슷했다. 진열대에 놓인 틀니를 자신의 입에 집어넣어 보고 맞으면 이것의 주인이 될 수 있었다.나는 중국에서도 이것과 비슷한 경험을 했다. 중국에서 지인을 만난적이 있는데 그의 이야기 역시 나를 놀라게 했다. 그는 차의 맛에 빠지면서 오래된 찻잔과 오뚜기 같은 사랑을 즐기고 있었다. 차의 맛을 결정하는 것이 찻잔이며 오래된 찻잔일수록 최고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수백 년 전의 찻잔이 나올 때면 그곳이 어디든 찾아 갔다. 그 중에는 오래된 무덤에서 나오는 것들도 있어 이것이 보통의 사랑이 아님은 분명하다. 이같이 우리가 좋아하는 것에는 유행과 시간을 거스르는 오뚜기 같은 사랑이 있다. 그리고 오뚜기 같은 사랑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이것에 대한 편견도 선입견도 없는 듯하다. [이미지 출처: doeandhope 홈페이지] 에디터 두리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