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어바웃 디자인] 스밀리안 라디치(Smiljan Radic) Trend 2026-03-15 Keywords 단비 단비에디터 어바웃디자인 프리츠커건축상 PritzkerArchitecturePrize 스밀리안라디치 SmiljanRadić 실험적이고독창적인디자인 장소의맥락 재료의본질 문화적의미 칠레산티아고 지적층위의중첩 카사치카 CasaChica 물고기속숨겨진소년 TheBoyHiddeninaFish 비오비오지역극장 BíoBíoRegionalTheater 2023칠레건축비엔날레파빌리온 PavilionforChileArchitectureBiennale 찬체라하우스 ChancheraHouse 빅밀라후와이너리 VikMillahueWinery 피트하우스 PiteHouse 스밀리안 라디치(Smiljan Radić)는 2026년 프리츠커 건축상(Pritzker Architecture Prize)을 수상한 현대 칠레 출신 건축가로,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근본적이면서도 친밀함을 느끼게 하는 요소와 거대함과 섬세함의 조화를 통해 30년 넘게 독보적인 건축세계를 구축해왔다. 그의 건축은 반복이나 전통적 스타일에 얽매이지 않고, 장소의 맥락과 재료의 본질, 문화적 의미에 깊이 집중하는 독특한 방식을 추구한다. 그의 작품은 영속성과 덧없음, 기억과 상상의 경계에서 균형을 이루며, 구조와 형태뿐 아니라 인간의 경험과 감정을 무겁게 담아낸다. 주거 공간부터 문화시설, 임시 설치물까지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장소와 재료, 공간의 섬세한 움직임이 어떻게 사용되고 인식되는지에 주목한다.1965년 칠레 산티아고에서 태어난 스밀리안 라디치는 크로아티아와 영국계 이주민 가정에서 자라며, 소속감과 정체성에 대해 깊이 고민하며 성장했다. 그는 정체성이 단순히 물려받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통해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점을 깊이 인식했다. “때로는 자신의 뿌리를 직접 만들어야 한다. 그게 자유를 준다”는 그의 말이 이를 잘 보여준다. 어린 시절부터 그림 그리기를 즐겼던 그는 14살 때 미술 선생님의 과제로 건축 설계를 하면서 건축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그때 상상력과 공간적 사고, 인간 경험이 어우러진 건축의 매력에 눈뜨며, 예술과 조각, 건축을 융합하는 길의 씨앗을 심었다. 이후 산티아고 가톨릭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해 1989년 졸업했지만, 단순한 전문 경력 대신 베네치아 건축대학에서 역사학을 공부하고 폭넓은 여행을 통해 지적 시야를 넓혔다. 이 경험들이 그의 건축 세계에 깊이와 다양성을 더하는 밑거름이 되었다.스밀리안 라디치의 접근법은 폭넓은 지적 영향들에 뿌리를 두고 있다. 철학, 문학, 신화적 내러티브가 그의 디자인 사고에 자주 영감을 주며, 그로써 이미지와 공간 구성을 형성하는 개념적 틀을 제공한다. 그는 아이디어가 물리적 사물 속에 깃들어 있다고 믿으며, 건축이 점진적으로 의미가 드러나는 장(場)으로 기능한다고 본다. 그의 작품들은 명확한 상징을 강요하기보다 사용자들이 스스로 해석과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준다. 그의 건축은 물질적, 감정적, 개념적 차원에서 다층적으로 작동하면서도 애매함과 개방성을 유지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용자가 개인적인 의미를 찾아갈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러한 지적 층위의 중첩은 그의 작품의 특징이며, 이야기와 상상력이 공간, 구조, 재료의 특성에 깊이 내재되어, 건축이 반영적이고 시적이며 동시에 현실에 단단히 뿌리내린 예술이 된다.스밀리안 라디치의 작업에 큰 영향을 준 인물 중 하나는 조각가 마르셀라 코레아(Marcela Correa)다. 두 사람은 대학 시절 만나 결혼했으며, 조각과 건축 사이에서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교류하는 긴밀한 협업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1995년 산티아고에 그의 이름을 건 작은 스튜디오를 열고, 그들의 초기 협업 작품인 카사 치카(Casa Chica, 1997)라는 24제곱미터 주택을 안데스 산맥에 직접 손수 지었다. 이 작품은 그가 재료의 존재감, 자연 풍경, 절제된 건축적 제스처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중요한 계기였다. [Casa Chica, photo courtesy of Smiljan Radić]스밀리안 라디치는 산티아고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건축가다. 그는 규모는 작지만 독립적인 스튜디오를 20년 넘게 꾸준히 운영하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그의 작업은 주요 문화기관에서 널리 소개되며, 건축과 예술, 설치 미술 간의 긴밀한 대화를 보여준다. 그는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 등 다양한 국제 행사에 참여했고, 2010년에는 아내이자 조각가인 마르셀라 코레아와 함께 ‘물고기 속 숨겨진 소년(The Boy Hidden in a Fish)’ 설치 작품을 선보였다. 그의 작품은 뉴욕 스위스 연구소와 스위스 루마 재단 등에서도 전시된 바 있다. 2022년 키토 범미주 건축 비엔날레에서는 비오비오 지역 극장(Bío Bío Regional Theater)으로 그랑프리를 수상했고, 2019년 두바이 엑스포에서는 칠레관으로 1등을 차지했다. 미주와 유럽을 아우르는 풍부한 포트폴리오를 갖추면서도, 그는 산티아고에 머물며 실험적인 시도와 재료 탐색, 건축의 분위기적 특성을 중시하는 독특한 작업 방식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2023 칠레 건축 비엔날레 파빌리온(Pavilion for the 2023 Chile Architecture Biennale) 2023년 산티아고에서 열린 칠레 건축 및 도시 비엔날레를 위해 제작된 이 설치 작품은 ‘취약한 서식지(Vulnerable Habitats)’라는 주제와 맞닿아 플라자 데 라 시우다니아(Plaza de la Cultura) 광장에 위치한 팽창식 구조물이다. 은빛 마일라(Mylar)와 폴리에틸렌 버블 랩이 겹쳐진 3중 막 소재인 ‘글로벌 포일’을 사용하였으며, 접합부에는 투명 접착 테이프와 유리 섬유 망 테이프를 덧대어 자연광이 은은하게 통과하도록 설계했다. 구조물은 여름철 강한 햇볕과 열기를 차단함과 동시에 도시 공간과 경계를 흐리게 만드는 얇고 유연한 막으로 만들어졌고, 내부는 벽과 바닥, 천장이 구분 없이 부드럽고 열린 공간으로 연출되어 텐트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공간은 비엔날레 기간 동안 각종 회의와 강연, 행사를 위한 무대로 활용되었으며, 구획이 없는 넓은 디자인 덕분에 다양한 유형의 집단 행사들을 수용할 수 있었다. 측면 끝에 마련된 작은 출입구를 통해 방문객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하여 실내의 팽창 상태를 유지했다. 도시의 장엄함 속에서 축제 같은 여유로움을 불어넣은 이 팽창식 파빌리온은 기존의 유사한 구조물들과는 차별화된 신선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Photo courtesy of Smiljan Radić]찬체라 하우스(Chanchera House, 2022) ‘찬체라 하우스(Chanchera House)’는 칠레 푸에르토 옥타이에 위치한, 120년의 세월을 품은 전통 농장용 창고를 복원하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본래 창고로 시작해 말 마구간을 거쳐, 근래에는 돼지 농장으로 사용되었던 이 겸손한 목조 구조물은 전통 목공예의 섬세한 손길과 장인정신이 깃들어 있다. 그 빛바랜 목재의 얇고 울퉁불퉁한 면면은 단순한 시간을 넘어 자연과 시간 속에서 살아 숨 쉬는 ‘기억의 층’을 이야기한다. 기존 건축물을 약 30킬로미터 떨어진 곳으로 옮겨 재건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었으나, 원 구조가 지닌 강인함과 유연성이 그 과정을 견디도록 했다. 이 재생 작업은 단순한 복원을 넘어, 손상된 부분을 과감히 정리하면서도 원래 갖고 있던 연약하고 섬세한 구조를 현대적 감성으로 이어 가는 ‘시간을 잇는 일’이었다. [Photo courtesy of Smiljan Radić]테아트로 지역 델 비오-비오(Teatro Regional del Bío-Bío, 2018)칠레 비오비오 지역에 자리한 ‘테아트로 지역 델 비오-비오(Teatro Regional del Bío-Bío)’는 그 지역의 문화와 예술을 대표하는 공연장이다. 이곳은 전통적인 지역의 멋과 현대적 감각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디자인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끈다. 견고한 재료와 튼튼한 구조 덕분에 공간은 안정적이며, 내부는 공연을 즐기기에 최적의 음향과 시야를 자랑한다. 자연광과 인공 조명이 조화를 이루어 방문객들에게 풍부하고 따뜻한 감성 경험을 선사한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또한, 공연장을 둘러싼 조경과 공공 공간은 주민들이 일상 속에서 문화와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설계되어,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소통과 참여를 가능케 한다. 2018년에 완공된 이 건물은 반투명 외피가 전체를 감싸 빛을 부드럽게 확산시키며, 단순한 시각적 효과를 넘어 공연장의 음향을 지원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내부 공간의 분위기를 풍성하게 만드는 이 외피는 이 공연장의 특별한 건축적 자산이라 할 수 있다. [Photo courtesy of Iwan Baan & Hisao Suzuki]빅 밀라후 와이너리(Vik Millahue Winery, 2013)‘빅 밀라후 와이너리(Vik Millahue Winery)’는 부드러운 구릉 지형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넓게 수평 확장된 형태를 띤다. 건물은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계곡의 규모에 맞춰 낮고 넓게 자리 잡아, 주위 경관과 자연스러운 연속성을 만든다. 내부 공간은 생산, 저장, 시음의 기능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며 하나의 흐름을 형성한다. 콘크리트 옹벽과 두꺼운 구조 판넬이 지반을 견고히 지탱하는 한편, 적절히 조절된 빛과 온도는 포도 발효와 저장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방문객을 위한 공공 공간은 점차적으로 확장되며, 어두운 실내에서 시작해 외부 고지대의 테라스로 이어진다. 테라스에서는 넓게 펼쳐진 포도밭과 자연 경관을 조망할 수 있다. 스밀리안 라디치는 구조와 방향을 섬세하게 조절해 광활한 자연 속에서도 안정감을 느끼게 함으로써, 건축이 마치 자연의 일부처럼 조용히 녹아들도록 설계했다. [Photo courtesy of Cristobal Palma]피트 하우스(Pite House, 2005)피트 하우스(Pite House)는 2005년 해안 도시 파푸도에 지어진 독특한 주거 공간이다. 설계 단계에서 이 지역의 강한 바람과 눈부신 햇빛을 세심하게 고려하여 건물의 방향과 구조를 정했고, 자연 속에서 마치 보호막 같은 역할을 하도록 디자인되었다. 이 집은 자연과의 조화를 무엇보다 중시하며, 넓게 펼쳐진 공간 흐름과 빛, 그림자의 변화를 섬세하게 다뤘다. 목재와 콘크리트라는 자연스러운 재료 조합은 따뜻함과 견고함을 동시에 전달하며, 가족의 일상 생활과 사생활 보호를 무리 없이 만족시키는 현실적이면서도 감각적인 공간 구성을 완성했다. 특히 변화하는 자연광과 그림자가 실내 공간을 풍부하게 감싸면서, 하루의 시간과 계절에 따라 다채로운 분위기를 경험하게 만드는 점이 Pite House만의 매력이다. [Photo courtesy of Cristobal Palma & & Hisao Suzuki]에디터 단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