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파리 디자인 위크 (Paris Design Week 2025) 전 세계 디자인의 용광로라 불리는 2025 파리 디자인 위크(Paris Design Week 2025)가 9월 4일부터 13일까지 성대하게 개최되었다. 올해의 주제는 ‘하이브리드화(Hybridation)’로, 예술·산업·기술·생활의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고 창작의 장벽이 낮아지는 오늘날의 흐름을 반영하였다. 이는 서로 다른 영역이 충돌하면서도 조화를 이루며, 새로운 창조적 언어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행사가 열린 열흘 동안 파리 전역은 거대한 디자인 무대로 변모했다. 팔레 루아얄(Palais Royal)에서 피갈(Pigalle), 바스티유(La Bastille), 콩코르드-오페라(Concorde-Opéra)에 이르기까지, 네 구역을 중심으로 미술관과 문화 시설뿐 아니라 호텔, 레스토랑, 아틀리에, 부티크, 갤러리 등 450여 개 장소가 참여하여 평소에는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공간들을 대중에게 공개했다. [2025 파리 디자인 위크] 1. 크로스비 스튜디오 at 크로스비 스튜디오 갤러리 2. 제레미 프라디에르-주노 at 호텔 드 라 마린 3. 히아신테 & 레이트모티브 at 아뜰리에 오젠판트 4. 섬유 복원력: 자유의 산호 at 바스티유 광장 5. 플라스틱 글램핑 by 마리안나 래드라이트 6. 디자인 디스코 클럽 at 라파예트 앤티시페이션 7. 오버 at 갤러리 조셉 8. 일본 판화와 회전 거울 at 샤세 미술관 Keywords 트렌드템퍼리쳐 TrendTemperature 2025파리디자인위크 ParisDesignWeek2025 하이브리드화 Hybridation 메종앤오브제 Maison&Objet 크로스비스튜디오 제레미프라디에르주노 호텔드라마린 자유의산호 바스티유광장 플라스틱글램핑 마리안나래드라이트 디자인디스코클럽 라파예트앤티시페이션 오버 갤러리조셉 일본판화와회전거울 샤세미술관 메종 앤 오브제(Maison & Objet)와 함께 열리는 파리 디자인 위크는 2010년 메종 앤 오브제 주최 측에 의해 설립되었다. 전자가 파리 노르드 빌팽트 전시장(Paris Nord Villepinte Exhibition Centre)에서 인테리어와 라이프스타일에 집중하는 전시회라면, 후자는 도시 전체를 전시장으로 전문가와 일반 대중들이 함께 디자인을 일상 속에서 직관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한다. 올해는 행사 15주년을 맞아 프로그램과 규모에서 한층 확장되었다. 전 세계에서 모인 디자이너, 브랜드, 창작자들이 하이브리드적 사고로 혁신적 아이디어를 선보이며, 디자인이 단순한 결과물을 넘어 삶의 방식과 도시의 미래를 탐구하는 언어임을 증명하였다. 크로스비 스튜디오 at 크로스비 스튜디오 갤러리(Crosby Studios at Crosby Studios Gallery) 해리 누리예프(Harry Nuriev)가 이끄는 크로스비 스튜디오는 월페이퍼 등 주요 매체에서 꾸준히 언급되는 등 세계 디자인계에서 주목받는 스튜디오이다. 지난 5월 파리에 개장한 이 브랜드의 갤러리는 이번 파리 디자인 위크를 통해 전 세계 디자인 커뮤니티에 처음으로 공개하며 많은 이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귀한 기회를 제공했다. 누리예프 특유의 미니멀리즘과 유머러스한 터치가 결합된 인테리어는 현대 생활 공간을 예술적 실험실로 변모시키고자 하는 그의 철학을 잘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는 오브제와 설치물을 금속으로 마감된 독특한 공간에 배치하며 크로스비 스튜디오만의 실험적이면서도 기능적인 감각을 선보였다. [Crosby Studios]제레미 프라디에르-주노 at 호텔 드 라 마린(Jeremy Pradier-Jeauneau at the Hotel de la Marine)프랑스 신예 디자이너 제레미 프라디에르-주노(Jeremy Pradier-Jeauneau)는 파리 디자인 위크에서 첫 번째 대형 솔로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전통적인 장인 기술과 현대적인 미학을 섬세하게 결합시킨 그의 작품은 프랑스 가구 제작의 풍부한 역사와 미래를 잇는 실험적인 시도로 평가받는다. 그는 ‘미로(Labyrinth)’를 주제로 공간과 오브제 사이의 상호작용을 깊이 탐구했다. 이번 전시는 과거 프랑스 최고의 가구 제작자와 공급업체들이 활동했던 역사적인 공간인 호텔 드 라 마린에서 펼쳐졌다. 메인 안뜰에는 미로 형태의 설치물이 놓였고 살롱 도뇌르(Salon d'Honneur)에는 ‘듀얼(Dual)’이라는 이름의 가구와 직물 작품들이 전시되었다. 콩코드 광장이 내려다보이는 발코니에는 모자를 쓴 조각상을 설치해,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과거와 현재 그리고 기능과 환상 사이의 오묘한 감각을 느끼게 했다. [Paris Design Week 2025]히아신테 & 레이트모티브 at 아뜰리에 오젠판트 (Hyacinthe and Leitmotiv at Atelier Ozenfant)르 코르뷔지(Le Corbusier)의 아파트와 메종 라 로슈(Maison la Roche)를 방문한 사람들이 많지만, 파르크 몽소 인근에 위치한 메종 아틀리에 오젠판트(Maison-Atelier Ozenfant)는 일반인에게 거의 공개되지 않는 장소이다. 화가 아메데 오젠판트(Amedée Ozenfant)를 위해 르 코르뷔지에가 직접 설계한 이곳은 퓨리시즘 건축의 중요한 유산으로, 이러한 역사적 건축물에서 전시회가 열린다는 점만으로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이곳에서 가구 브랜드 히아신테(Hyacinthe)가 마르셀 가스코인(Marcel Gascoin)의 빈티지 선반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선보였다. 레이트모티브(Leitmotiv)는 그들만의 시각과 현대적 감각이 돋보이는 신작 가구 컬렉션을 전시했다. [Hyacinthe]섬유 복원력: 자유의 산호 at 바스티유 광장(Textile resilience: Corals of Freedom at Place de la Bastille)파리 바스티유 광장의 상징적인 '콜롱 드 줄레(Colonne de Juillet, 7월 기념비)'에는 섬유 조각가 오드 프랑주(Aude Franjou)의 직물 설치물 '코로 드 라 리베르타(Coraux de la Liberté, 자유의 산호)'가 위엄 있게 자리했다. 프랑스 혁명의 자유와 희망을 상징하는 바스티유 광장에 세워진 이 작품은 오늘날 우리 사회의 회복력에 대한 깊은 성찰을 유도한다. 산호의 극명한 흰색에서 활기찬 붉은 톤으로 점차 변화하는 모습은, 자연의 위협받는 현실을 직시함과 동시에 재탄생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작가 오드 프랑주는 삼베와 식물 섬유를 꼬아 만든 로프를 통해 자연적 물성과 생명력을 불어넣는 독창적인 작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의 작품은 전통적인 직조 기법과 조각적인 설치미학을 융합하여 섬유 예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이 기념비적인 설치물은 메종 파리시엔 갤러리(Maison Parisienne Gallery)가 기획했다. 갤러리는 이 전시를 통해 예술과 환경 문제에 대한 대화의 장을 마련함과 동시에 평소에는 접근할 수 없는 상징적인 기념비 내부를 탐험할 수 있는 매우 드문 기회를 제공했다. [Paris Design Week 2025]플라스틱 글램핑 by 마리안나 래드라이트(Plastic Glamping by Marianna Ladreyt)파리의 호텔 달브레(Hôtel d'Albret)에서는 디자이너 마리안나 래드라이트(Marianna Ladreyt)가 '플라스틱 글램핑(Plastic Glamping)'이라는 파격적인 설치 작품을 선보였다. 작가는 바다에 버려진 해변 부표들을 탈바꿈시킨 제품들로 전시공간을 가득 채워 버려진 것들이 가진 무한한 잠재력을 보여주었다. 공간을 마치 커다란 오버사이즈 캠핑 텐트처럼 꾸며 그 안에 재활용 소재로 제작된 다양한 가구와 액세서리들로 채웠다. 텐트 내부로 들어선 방문객들은 다양한 질감들을 직접 만져보면서 폐기물이라고 불리는 것들이 얼마나 창의적으로 변모할 수 있는지 직접 경험하게 했다. 장난스러우면서도 동시에 깊은 생각을 자극하는 이 프로젝트는 우리에게 지속 가능성에 대한 창의적인 접근으로 환경 보호가 매력적인 디자인의 원천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하였다. [Aglaé Desanlis/BDMMA]디자인 디스코 클럽 at 라파예트 앤티시페이션(Design Disco Club at Lafayette Anticipations)파리 마레 지구에 위치한 현대 예술 공간 라파예트 앤티시페이션(Lafayette Anticipations)은 '디자인 디스코 클럽(DESIGN DISCO CLUB)' 전시를 통해 자유와 집단 에너지의 축제로 탈바꿈시켰다. 19세기 건축물의 골격을 유지하면서 49가지 구조로 변형 가능한 유연한 설계를 자랑하는 이곳은 예술 창작을 지원하고 혁신적인 전시를 선보이는 라파예트 재단의 갤러리이기도 하다. 플리 오피스(Pli office)가 기획한 이 넘치는 전시는 현대 디자인의 관행을 재정의하는 40명의 신진 디자이너와 건축가가 참여했다. 디스코의 정신에서 영감을 받아 아이디어, 미학, 리듬이 어우러지는 '파트 매니페스토, 파트 파티(Part Manifesto, Part Party)'라는 독특한 공간을 연출했다. 파파텔리에(Paf atelier)의 시노그래피와 함께 이번 전시는 방문객들에게 디자인과 함께 춤을 추듯 즐기고, 낙관주의와 기쁨 속에서 혁신을 경험하도록 했다. [Florent Michel/11h45]오버 at 갤러리 조셉(Ober at Galerie Joseph)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은 오버(Ober)가 파리 디자인 위크를 기념하여 노멀 스튜디오(Normal Studio)와 협업해 특별한 전시를 선보였다. 전시장에는 아치형 통로, 방음 처리된 오두막 등 다양한 구조물이 설치되었고, 오버의 대표 소재들을 감각적으로 배치했다. 목재 베니어로 명성을 쌓은 오버는 현재 섬유 강화 콘크리트, 유기 재료를 혼합한 벽 마감재 등 혁신적인 소재를 개발하며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오버의 진화 과정을 한눈에 보여줌과 동시에, 소재가 지닌 감각적이고 기능적인 가능성을 관람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했다. [Normal Studio]일본 판화와 회전 거울 at 샤세 미술관(Japanese prints and rotating mirrors at Musée de la Chasse) 파리의 샤세 미술관(Musée de la Chasse et de la Nature)은 사냥과 자연을 주제로 한 독특한 분위기에서, 특별한 전시 '일본 판화와 회전 거울(Japanese prints and rotating mirrors)'을 개최하였다. 미술관의 안뜰에서는 소피아 테일(Sophia Taillet)의 '스피닝 어라운드(SPINNING AROUND)' 설치 작품이 펼쳐졌다. 열린 하늘 아래에서 여덟 개의 거울 조각품이 햇살과 바람에 따라 빛을 반사하며 공간을 움직였다. 이곳을 무대로 현대 무용수들의 우아하고 역동적인 안무 공연이 더해졌다. 미술관 내부에서는 세바스티앙 데스플라트(Sébastien Desplat)와 파네트 멜리에(Fanette Mellier)가 '오케이 모쿠 한가(OK MOKU HANGA)'라는 제목의 19세기 일본 판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였다. 빛과 그림자를 활용한 섬세한 연출은 마치 판화에 숨결을 불어넣은 듯, 보는 이로 하여금 고요함 속에 잠재된 움직임을 발견하게 했다. [Paris Design Week 2025]에디터 스티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