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속의 건축: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 2025 Part2 베니스는 역사적으로 동서양 문화가 만나는 교차점이며, 그 풍부한 문화유산 덕분에 비엔날레와 같은 국제 행사를 열기에 이상적인 장소이다. 1895년에 설립된 베니스 비엔날레(Venice Biennale)는 도시의 역사적 상징성과 어우러져 그 매력을 더한다. 미술 전시회로 시작되었던 베니스 비엔날레는 1980년 건축 부문이 개설된 이래, 현대 미술과 건축 전시회를 격년으로 번갈아 개최하고 있다. 살아있는 예술 작품인 베니스에 완벽하게 통합되며 끊임없이 진화하는 비엔날레는 이제 전 세계 예술가, 건축가, 비평가, 큐레이터, 수집가 및 애호가들을 끌어 모으는 현대 미술과 문화의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 2025] 6. 한국 파빌리온 7. 아르세날레 8. 바레인 파빌리온 9. 칠레 파빌리온 10. 산마르코 아트센터 Keywords 트렌드템퍼리쳐 TrendTemperature 건축속의건축 베니스건축비엔날레2025 VeniceArchitectureBiennale2025 아르세날레 Arsenale 지아르디니 Giardini 센트럴파빌리온 CentralPavilion 핀란드파빌리온 북유럽파빌리온 덴마크파빌리온 오스트리아파빌리온 한국파빌리온 바레인파빌리온 칠레파빌리온 산마르코아트센터 한국 파빌리온(Korea Pavilion)한국 파빌리온은 26번째로 건립된 국가관으로 건축가 김석철과 프랑코 만쿠소(Franco Mancuso)가 공동 설계했다. 주변 풍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디자인된 것이 특징이며, 기존 수목과 지형을 보존하면서도 유리와 금속을 주재료로 활용해 좁은 부지의 제약을 극복했다. 특히 기존 벽돌 건물에 원통형 유리 공간을 삽입하여 외부로 열린 공간을 조성했고, 옥상층까지 전시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내부는 직육면체, 정육면체, 반원형 등 다양한 구조와 형태의 세 전시장으로 이루어져 일반적인 박스형 전시 공간과는 확연히 차별화된다. 1995년 건립 이래 30년 동안 한국 파빌리온은 한국 건축과 현대 미술의 정체성을 세계 무대에 선보이는 중요한 플랫폼 역할을 해왔다. 개관 30주년을 기념하여 '두껍아 두껍아: 집의 시간'이라는 주제로 특별 전시가 진행된다. 이 전시는 한국관의 건립 과정을 되짚어보고, 국가관의 건축적 의미와 지속가능성을 탐구하는 데 중점을 둔 전시이다. 전래동요에서 영감을 얻은 전시 제목처럼, 이번 전시는 집에 대한 은유를 담아 한국관을 다층적이고 유기적인 생명체로 바라볼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2025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 파빌리온은 30주년을 맞아 '자가 해체' 전시를 선보인다. 이 전시는 파빌리온을 자연 요소와 결합한 유연한 구조로 재구성하여 공간과 역사의 경계를 재고하고 지상 및 지하의 요소를 통합한다. 전시는 건축적 확장 대신 비움과 재해석으로 스스로를 재조명하며, 건축과 소멸, 영속성과 덧없음의 경계를 탐색한다. [Luca Capuano]아르세날레(Arsenale) 아르세날레(Arsenale)는 과거 베네치아 공화국 함대 건조의 핵심지였으며, 베니스의 경제적, 정치적, 군사적 힘을 상징했던 역사적인 조선소이자 창고 단지다. 현재는 베니스 비엔날레의 주요 전시 공간으로 활용되며, 독특한 건축 양식과 넓은 공간 덕분에 예술 및 건축 설치물을 전시하기에 매우 인상적인 장소로 평가받는다. 특히 아르세날레는 카를로 스카르파(Carlo Scarpa)와 스베레 펜(Sverre Fehn) 같은 유명 건축가들의 기여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탈리아 건축가 카를로 스카르파는 베니스의 환경에서 영감을 받아 정교한 디테일과 재료로 아르세날레 내 전시 공간을 디자인했다. 노르웨이 건축가 스베레 펜은 건축과 자연의 상호작용, 빛 필터링, 유연한 공간 구현 등 현대 전시 공간이 추구해야 할 본질적인 요소들을 북유럽 파빌리온에 선보이며 비엔날레 건축 전반에 깊은 영향을 주었다. 두 건축가는 역사적 맥락을 존중하면서도 혁신적인 디자인 요소를 도입하여, 비엔날레 전시 공간으로서 아르세날레의 독특한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코르데리에(Corderie)는 아르세날레 남쪽에 위치한 건물로, 1303년에 처음 지어졌다가 안토니오 다 폰테(Antonio Da Ponte)의 설계로 재건되었다. 길이 317미터, 폭 21미터, 처마 높이 12.10미터에 달하는 팔라디움 스타일의 이 거대한 건물은 원래 선박용 밧줄 등을 제조하던 곳으로, 긴 목조 지붕과 석조 기둥이 특징이다. 베니스 비엔날레는 1980년에 코르데리에를 처음 활용하기 시작했으며, 복원과 개조 과정을 거쳐 현재는 국제 미술전과 건축전을 위한 주요 전시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La Biennale di Venezia]이용 약관(Terms and Conditions): 트랜스솔라(Transsolar), 빌게 코바스(Bilge Kobas), 다니엘 A. 바버(Daniel A. Barber), 소니아 세네비라트네(Sonia Seneviratne)의 협업 작품으로, 건물 냉방에 따른 환경 대가를 간과하고 기후 변화 대응을 미루는 현실을 비판한다. 에어컨 폐열을 직접 경험하게 함으로써, 작품은 냉방 시스템의 환경적 비용과 기후 변화에 대한 책임을 상기시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La Biennale di Venezia]언덕의 다른 쪽(The Other Side of the Hill): 이 작품은 비아트리스 콜로미나(Beatriz Colomina), 로베르토 콜터(Roberto Kolter), 파트리샤 우르키올라(Patricia Urquiola), 제프리 웨스트(Geoffrey West), 마크 위글리(Mark Wigley)의 협업으로 탄생한 조각 작품이다. 미생물과 인간 인구의 유사성을 바탕으로 인구의 기하급수적 성장을 보여주며, 미래 인구 곡선을 통해 인류와 지구의 '미지의 미래(언덕의 다른 쪽)'를 직면하게 한다.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미래를 헤쳐나갈 새로운 지능이 필요하며, 미생물이 그 길잡이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La Biennale di Venezia]바레인 파빌리온(Bahrain Pavilion)바레인 파빌리온의 '히트웨이브(Heatwave)'는 베니스 아르세날레(Arsenale) 내 역사적인 아르틸리에리(Artiglierie) 구역에 자리 잡고 있다. 과거 무기고였던 이곳에 실제 규모의 거주 가능한 프로토타입으로 구현되었다. 안드레아 파라구나(Andrea Faraguna)가 큐레이팅한 히트웨이브는 이번 비엔날레에서 국가관 전시 최고 프로젝트에 수여되는 황금사자상(Golden Lion for Best National Participation)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이 파빌리온은 극한의 더위 속에서 지속 가능하게 살아갈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전통적인 패시브 쿨링 솔루션이 돋보이는 히트웨이브는 기후 변화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뿐 아니라, 과거와 현재, 자연과 인공의 성공적인 대화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사위원단은 특히 극심한 열기 조건에 대한 실행 가능한 제안에 깊은 감명을 표하며 이를 높이 평가했다. 히트웨이브 파빌리온은 극한의 더위 속에서 지속 가능하게 살아갈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이 해법은 지하 환경과 외부 공기를 연결하는 열-습도 축(thermo-hygrometric axis)을 통해 구현된다. 이 축은 모듈형 바닥과 매달린 천장으로 이루어진 공간을 형성하는데, 이는 방문객을 맞이하고 주변 경관을 선별된 시야로 담아내는 거주 가능한 볼륨이다. [La Biennale di Venezia]칠레 파빌리온(Chile Pavilion)칠레 파빌리온의 '성찰적 지능(Reflective Intelligences)' 전시는 베니스 비엔날레 아르세날레(Arsenale) 구역의 역사적인 조선소를 개조한 공간에서 선보이고 있다. 이 전시는 '테이블'을 큐레이션 장치이자 핵심 은유로 활용했다. 칠레에 AI가 도래하는 상황 속에서 영토의 공간적, 물질적, 공동체적 지능을 건축에 통합하여 데이터 인프라의 공간적, 물질적 현실을 지도화했다. 건설과 운영이 유발하는 환경적 마찰과 제도적 협상 과정을 함께 보여줌으로써, 단순히 인프라를 드러내는 것을 넘어 소외되었던 사회 집단, 광물 자원, 수자원 시스템 등 다양한 주체들을 테이블로 초대한다. 파빌리온은 디지털 시스템을 지탱하는 '침묵하는 지능'을 가시화함으로써, 환경 논란을 다루는 건축의 역할을 재정의하고 기술을 통해 공존하는 방안을 제시한다.칠레 파빌리온은 방문객들에게 지능이 단순히 계산적인 속성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숙고와 저항, 그리고 자연적·인공적·공동체적 지식 형태들 간의 얽힌 관계를 통해 형성되고, 성찰을 통해 경험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성찰적 지능'은 다양한 경험적 관점에서 비판적 사고를 함양하는 것을 의미한다. 칠레에서는 이러한 성찰이 주로 원탁(Roundtable)을 통해 이루어졌고, 이를 모티브로 전시장이 조성되었다. [La Biennale di Venezia]산마르코 아트센터(SMAC, San Marco Art Centre)산마르코 아트센터(SMAC)는 산마르코 광장 내 옛 행정관청 건물에 자리 잡은 문화 공간이자 전시장이다. 2023년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영국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David Chipperfield)가 리모델링을 맡아, 유서 깊은 이 공간을 대중을 위한 문화 시설로 변모시켰다. 치퍼필드가 복원한 SMAC은 베니스 프로쿠라티에 건물 2층에 위치하며, 80미터 길이의 복도를 따라 16개의 갤러리가 이어지는 독특한 디자인을 선보인다. 이는 관람객이 복도를 따라 칸칸이 이어지는 전시를 순차적으로 탐험하도록 유도하는 의도를 담고 있다. 잘게 부순 대리석으로 만든 연한 회색의 베네치아 마르모리노 벽, 흰색 테라초 바닥, 그리고 르네상스 시대의 들보가 있는 4.5미터 높이의 천장은 역사적 요소를 보존하면서도 현대적인 전시 공간의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조성한다.현재 SMAC에서는 2025년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와 연계하여 두 가지 주요 전시가 열리고 있다. 하나는 20세기 건축가 해리 자이들러의 생애와 작품을 회고하는 <모더니즘의 이주: 해리 자이들러의 건축(Migrating Modernism: The architecture of Harry Seidler)> 전시이며, 다른 하나는 SMAC과 국립현대미술관(MMCA)이 공동 기획한 <지구상 모든 생명체를 위하여: 정영선과 협력자들(For all that Breathes on Earth: Jung Youngsun and Collaborators)>이다.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정영선과 협력자들(For all that Breathes on Earth, Jung Youngsun and Collaborators): 2025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SMAC와 국립현대미술관이 공동 기획한, 한국 조경 건축 선구자 정영선 작가의 첫 국제 대규모 전시이다. 정영선 작가는 독특한 조경 작품으로 "지구를 품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인터랙티브 프로그램을 통해 조경이 다양한 환경 간 소통을 돕는 '언어'임을 제시한다. [La Biennale di Venezia]에디터 스티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