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두리안] 건축이란 우리의 반쪽을 찾는 여행이지 않을까? 썰토리텔링 2025-02-15 Keywords 두리안 두리안에디터 사랑 삼각형 열정 친밀감 헌신 7초 7초의법칙 반쪽 지구반대편사랑 건축 설렘과끌림 사랑은 어떤 모양일까? 미국의 심리학자 로버트 스턴버그(Robert Sternberg)는 사랑을 삼각형에 비유했다. 그는 열정, 친밀감, 헌신을 꼭지점으로 3개가 균형을 이룰 때를 가장 이상적인 사랑으로 보았다. 열정이 처음 사랑을 시작하게 했다면 친밀감이 연애를 지속시키고 시간이 지나면서 헌신 또한 커지게 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런 삼각형의 사랑은 가슴이 만들어 내는 사랑이다. 이와는 다르게 본능적인 힘에 이끌리는 사랑이 있다. 첫눈에 반하는 사랑이 그렇다. 연구에 따르면 인간이 첫눈에 반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7초라 한다. ‘유튜브 7초에 승부하라’에서는 7초 안에 영상의 가장 중요한 것을 보여주지 않으면 사람들이 더 이상 영상을 보지 않고 떠나면서 영상의 남은 부분을 다시 볼 가능성이 없어진다 한다. 넷플릭스 범죄 시리즈 ‘7초(Seven Seconds)’에도 7초의 법칙을 증명하는 장면이 나온다. 흑인 소년 브렌턴이 백인 경찰에게 뺑소니 사고를 당하지만 그대로 자리를 떠버리면서 소년은 눈밭에 버려져 죽음을 맞이한다. 은폐될 수 있었던 브렌턴 뺑소니 사건이 재판에 넘겨지면서 검사 KJ가 가해자인 경찰에게 차가운 눈밭에서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소년을 얼마동안 지켜보았냐 질문한다. 그는 이 질문에 망설이다 7초라고 대답한다. 양심에 따를지 현실과 타협할지를 가르는데 걸리는 시간 역시 7초인 것이다. 이런 7초의 법칙과도 같은 운명적인 만남과 사랑이 우리 주변에 존재한다. 이런 사랑은 둘이 합쳐져 하나의 온전한 사랑이 되는 반쪽 모양을 하고 있다. 동그란 지구에 비유하면 지구 반대편에 존재하는 사랑, 지구 반대편에서 만나는 사랑이 그 예이다. 미국 콜로라도에서 태어난 여성이 결혼 후 프랑스 파리를 방문했다가 잠시 들른 중고서점에서 어렸을 때 너무 좋아했고 자기가 갖고 있던 것과 똑같은 책을 만나게 된다. 반가운 마음에 동화책을 집어 페이지를 넘겨봤는데 놀랍게도 그 책은 자신의 것으로 책의 첫 페이지에는 그가 어린시절 콜로라도에서 가지고 있었다는 자신이 써놓은 글과 이름이 적혀 있었다. 세계일주를 하다 만난 한국인 커플의 이야기도 특별하다. 남성은 인도를 시작으로 지구 왼쪽 방향으로 여행을 하였고 여성은 반대 방향으로 여행했다. 그러다 지구 반대편인 칠레 산티아고에서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졌다. 남해에 정착해 살고 있는 커플은 여행을 하면서 많이 찍었던 사진을 경험으로 삼각대와 드레스를 구입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셀프 웨딩 촬영을 진행했다.건축 역시 사랑하는 우리의 반쪽을 찾는 것과 같이 대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7초의 마법까지는 아니더라도 지구 반대편에 존재하는 만큼의 사랑이 이곳에 담기면 좋을 것 같다. 익숙함 대신 설렘과 끌림의 삶을 찾아보는 것이다. 새로운 것이나 미지의 것에 우리는 동경과 함께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막연한 두려움은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또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가로막으면서 소중한 기회들을 잃게 만든다. 본능과 감각에 반응하는 사랑에는 어떠한 이유나 논리가 필요하지 않듯, 막연한 두려움 대신 사랑에 눈이 멀고 콩깍지가 씌워져 보는 것이다. ‘내가 있는 지구 반대편에는 무엇이 있을까?’라는 호기심 그리고 이런 만남을 준비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지구 반대편 하면 멀고 비상식적으로 들릴지 모른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일론 머스크의 화성 이주 계획인 스타쉽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다. 이렇듯 화성 조차도 '흥미로운 모험의 땅'으로 불린다. 지구에서 화성까지 거리는 약 5,500만 ㎞로 지구와 달의 거리보다 140배 이상 멀고, 영하 150도의 혹독한 날씨와 이산화탄소 95%의 대기 그리고 토양은 경작이 불가능하다. 이런 화성과 비교하면 지구 반대편은 그곳이 어디든 천국이나 다름없다. 도시와 오지, 산과 바다와 같이 자신이 좋아하는 곳과 사랑에 빠져 보는 것은 어떨까? 봄이 오듯 건축을 사랑과 설렘으로 맞이하면 좋을 것 같다. [이미지 출처: jarasumjazz 홈페이지] 에디터 두리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