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두리안] ‘건축이란 무엇인가?’에 홍어가 답했다 썰토리텔링 2025-01-27 Keywords 두리안 두리안에디터 재즈 Jazz 자유즉흥연주 김영후빅밴드 홍어 What ThatExplains 아그렇구나 갤럭시S25 2세대AI스마트폰 사용설명서 건축 내집짓기 평소 음악을 즐겨 듣는 것도 재즈에 대해 알지도 못하지만 재즈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재즈 연주자들의 공연을 본적이 있는데 즐겁고 신기한 경험이었다. 재즈는 즉흥성이 강한 만큼 같은 곡이라도 연주자에 따라 다르고, 어떤 악기가 리딩을 하는지에 따라 음악이 달라진다. 무대 위에서는 연주자들의 즉흥 연주로 연주는 어떻게 진행될지 그리고 어떻게 끝이 날지 예측할 수 없다. 이렇듯 재즈는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우연히 ‘재즈란 무엇인가?’에 명쾌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작년 김영후 빅밴드의 공연에서 ‘재즈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색소폰 연주자는 재즈를 ‘홍어’에 비유했다. 너무 적절한 표현에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그는 한국에서 홍어를 처음 맛보고 ‘What~?’이라는 단어가 자동으로 튀어나왔다고 했다. 도대체 사람들이 왜 홍어를 먹는지 또 왜 홍어를 좋아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정말 싫어하고 절대 받아들일 수 없던 것이 몇 번 반복되자 맛있거나 좋아하는 것은 아닌데도 가끔 홍어가 생각나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고 한다. 홍어와 마찬가지로 재즈도 처음 접할 때는 어떻게 연주가 진행되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자유분방함에 ‘What~?’을 외치게 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재즈의 자유즉흥 연주가 그리워진다. ‘What~?’이었던 처음의 감정이 시간과 함께 ‘That explains’인 ‘아, 그렇구나’하고 몸이 이것에 반응하는 것이다. 삼성이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 S25’를 공개했다. 2세대 AI 스마트폰답게 실생활뿐 아니라 업무 환경에서도 AI 기능의 쓰임새를 넓혀 편리함을 누릴 수 있도록 개선했다. 유튜브의 내용을 요약해 메모장으로 옮겨주고 날짜와 장소 등 키워드를 입력하면 갤러리에서 사진을 찾아 준다. 실시간 통역은 20개 언어로 확대되고 자주 방문하는 사이트에서 관심 뉴스를 추천하고 AI 버튼을 눌러 음성 한 번으로 예약 등 명령이 가능하다. 스마트폰이 최신 기능들이 많아진 만큼 스마트폰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사용설명서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사용 방법을 읽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간단 사용설명서로 바뀌어 두꺼운 사용설명서 없이도 스마트폰에 내장된 가이드를 따라하는 것으로 새로운 기능들을 쉽게 배울 수 있다.이처럼 물건을 구입하면 사용 설명서가 포함되어 있어 막히거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는 사용설명서를 찾아보는 것으로 여러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의 몸과 우리가 사는 집에는 사용설명서가 따로 없다. 우리는 태어날 때 사용설명서를 가지고 태어나는 것도 아니고 출생증명서처럼 만들어주는 것도 그렇다고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도 않는다. 건축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새집으로 이사를 가거나 휴가 때 호텔에 머문다 해서 사용설명서를 찾거나 익히지는 않는다. 우리는 정해진 방법을 따르기 보다 그동안 경험과 함께 기분과 직감에 따라 행동한다. 우리는 각자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느끼고 다르게 행동할 수 있는 것이다.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국민의 50% 이상이 전원생활을 꿈꾸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라는 획일화된 공간과 생활에서 벗어나길 원하고 있으며 자연을 곁에 두고 마당이 있는 집에 사는 것을 꿈꾼다. 그러나 건축에 전문가일리 없는 우리에게 집짓기는 어렵고 힘든 일이다. 화려하고 멋진 것이 아니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집을 짓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집 지을 땅을 구하고, 공사에 필요한 예산을 마련하고, 자재와 공법, 설계와 시공의 과정을 순서대로 거쳐야 한다. 공사가 시작되면 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설계자와 시공자를 선정하고, 건축주로 여러 민원을 해결해야 하는 등 여러 변수들과 맞닥뜨려야 한다. 이렇듯 집짓기는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런데 우리의 집짓기는 그만큼 많은 변화나 혁신을 추구하지 않는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축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홍어와 같은 대답이면 좋을 것 같다. 분명 이것의 매력을 처음엔 알지 못하다 나중에 깨닫게 되는 것에는 특별함이 있다. 획일화된 트렌드와 라이프스타일을 추종하는 대신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홍어와 같은 맛을 찾고 재즈와 같은 신비한 노래에 빠져 보는 것은 어떨까? 2025년에는 모두가 홍어를 처음 맛볼 때와 같이 ‘What~’을 외치는 패기와 용기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이미지 출처: jarasumjazz 홈페이지]에디터 두리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