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어바웃 디자인] 골목을 닮은 건축: 미로, 시공간, 산책로 그리고 불확실성 Trend 2024-10-12 Keywords 단비 단비에디터 어바웃디자인 골목 건축 라무랄라로하 LaMurallaRoja 미로 리카르도보필 RicardoBofill 안소힐호텔 AnnsoHillHotel 시공간 로테르담루프탑워크 RotterdamRooftopWalk 옥상 공중산책로 베를린유대인박물관 JewishMuseumBerlin 칼페의 라 무랄라 로하, 미로처럼 교차하고 얽긴 공간걷는 행위는 단순해 보이지만 걷기만큼 각자 다른 사색과 사유를 가지게 하는 것은 없다. 이것은 서둘러 길을 걷거나 한가지에 골똘하며 걷는 것이 아닌 주변의 풍경을 바라보며 천천히 걸어야 가능하다. 이렇게 걸으면 몸의 감각이 살아나고 원초적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우리는 걷는 것으로 복잡했던 생각을 정리하기도 하고 새로운 발견을 하기도 한다. 특히 좁은 골목을 걸을 때는 그곳에 쌓인 추억과 동심을 함께 느낄 수 있다.스페인 칼페(Calpe)에 위치한 라 무랄라 로하(La Muralla Roja)는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흥행을 거두자 같이 화제가 되었던 아파트다. 아랍 전통 건축에서 영감을 얻은 건축은 미로처럼 연결시킨 계단, 테라스, 다리가 이곳의 볼거리다. 라 무랄라 로하는 스페인 건축가 리카르도 보필(Ricardo Bofill)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1968년 설계하여 1973년 지어졌다. 그는 심플하고 미니멀한 디자인에 사용성과 재미를 더했다. 충분한 자연광이 들어올 수 있게 마당과 테라스를 연결하고 컬러마다 기능과 의미를 구분하여 주마당은 파란색, 보조마당은 핑크색, 계단 복도 다리는 보라색을 칠했다. 건축의 빨간색과 핑크색 그리고 하늘과 바다의 파란색과의 대비가 인상적이다.그러나, 라 무랄라 로하에는 사람들이 살고 있기 때문에 그냥 들어갈 수 없다. 50가구 중 일부를 관광객에게 임대하고 있어 에어비앤비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사진 또한 오전 10시부터 14시까지, 오후 4시부터 8시까지만 찍을 수 있다. 옥상에서는 일광욕, 수영장, 사우나를 즐길 수 있고 발코니에서는 하늘색 지중해가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돌계단을 따라 내려가 해변으로 가면 리카르도 보필이 디자인한 비치 클럽인 만자네라 클럽(Manzanera Club)이 있고 바위 해변에서 태양과 바다를 즐길 수 있다.스페인어로 '붉은 벽'을 뜻하는 ‘라 무랄라 로하(La Muralla Roja)’는 지중해 전통인 카사바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했으며 다양한 색상이 더해져 눈을 즐겁게 한다. [이미지 출처: La Muralla Roja 페이스북]앤소 힐 호텔, 2.5차원의 시공간오래된 시골 마을을 걷다 보면 낮은 지붕의 집들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이와 닮은 호텔이 있다. 중국 윈난성에 위치한 안소 힐 호텔(ANNSO Hill Hotel)은 건축에 전통적인 요소를 접목시킨 하이퍼 모던 호텔이다. 호텔은 허순 고대 마을의 가파르게 경사진 좁은 골목에 위치해 있으며 높은 모양의 주변 상점들과 달리 열린 공간으로 디자인되었다. 경사면을 따라 기울어진 기하학적 구조는 골목과 연결시킨 2.5차원의 시공간으로 디자인해 자연 경관을 즐길 수 있게 했다. 호텔 객실의 물건들을 하단에 배치해 상부 공간으로 외부의 웅장한 자연을 내부에서 볼 수 있게 했다. 언덕 뒤편에 위치한 객실은 공중 회랑과 연결시켜 바깥에서 전망을 특별하게 즐길 수 있게 했다.좁고 경사가 심한 산비탈과 하나된 안소 힐 호텔의 지붕은 30미터 아래로 길게 뻗어 있다. 한쪽은 계단이 건물 꼭대기로 바로 연결하고 통로는 흰색 벽과 계단을 지그재그인 미로로 만들었다. [이미지 출처: trip.com 홈페이지]로테르담 루프탑 워크, 도심 옥상을 연결한 공중 산책로잘 사용하지 않는 옥상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곳이 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리는 로테르담 루프탑 워크(Rotterdam Rooftop Walk)는 옥상을 공중 산책로와 연결시킨 전시로 도시의 미래와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도시가 더 많은 녹지 공간을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옥상이 식물과 생물을 위한 공간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도시가 열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태양열을 흡수하는 친환경 옥상을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로테르담 루프탑 워크의 옥상 산책로는 도심 공간 부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MVRDV는 로테르담 지붕을 연결하는 600미터 길이의 공중 산책로를 만들어 로테르담 루프탑 워크 기간동안 오픈했다. 로테르담에서 가장 유명한 쿨싱겔 거리인 바이엔코프 백화점과 월드 트레이드 센터 상공 30미터에 임시 구조물을 설치해 관람자들이 공중인 도시의 지붕을 걷고 전시를 관람하게 했다. 세계 무역 센터와 비젠코프 백화점의 옥상을 연결시킨 로테르담 공중 산책로. 로테르담 공중 산책로는 임시 보행 가능한 설치물로 스캐폴딩(비계 시스템) 구조가 보행로의 하중을 튼튼하게 버틴다. [이미지 출처: rotterdamsedakendagen.nl 홈페이지]베를린 유대인 박물관, 불확실한 경험의 공간베를린 유대인 박물관(Jewish Museum Berlin)은 파격적인 건축에 극적인 공간 경험을 더해 인간의 희생과 존엄성을 생각하게 한다. 건축가 다니엘 리베스킨트(Daniel Libeskind)는 설계에 유대인의 역사가 평탄하지 않았음을 보여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비대칭성과 불완전함을 강조했다. 건축의 외관은 날카롭고 각진 불규칙한 형태에 내부는 기억과 상처를 주제로 표현했다. 건물 외형은 거대한 금속 덩어리에 칼로 벤 듯한 상처가 나 있고 위에서 내려다본 건축은 지그재그로 꺾인 모습을 하고 있다. 건축물은 마치 통제된 장소처럼 출입구가 없다. 이전에 지어진 옆 건물로 입장해 경사진 계단과 복도를 지나야 내부로 들어갈 수 있다. 건축가는 복도를 경사지게 배치하고, 통로와 계단을 복잡하게 엮고, 빈 공간인 '보이드(void)' 공간을 만들고, 막다른 길과 마주치게 하여 미로 속을 걷는 혼란을 느끼게 했다. 동시에 빛이 창으로 들어오게 하고 개방된 공간을 만들어 희망의 메시지를 같이 부여했다. 베를린 유대인 박물관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지그재그로 꺾인 모습을 하고 있다. 이는 유대인의 상징인 ‘다윗의 별’에서 그 형태를 가지고 왔다. [이미지 출처: jmberlin.de 홈페이지]에디터 단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