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두리안] 건축의 유전자 (Feat. 종의 기원) 썰토리텔링 2024-10-07 Keywords 두리안 두리안에디터 종의기원 찰스다윈 CharlesDarwin 건축가 진화와혁신 비글호 토끼 찰스라이엘 지질학원리 토마스맬서스 인구론 건축의다양성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상상력은 세상을 움직이는 핵심 도구이다. 우리는 상상을 기초로 창조적인 생각과 위대한 발견을 하는 등 삶을 발전시키고 지식을 넓혀왔다. 그중 〈종의 기원〉은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만큼이나 세상을 놀라게 하는 발견이었다. 이러한 찰스 다윈(Charles Darwin, 1809~1882)의 위대한 발견을 우리가 변화하고 혁신하는데 활용해도 좋을 것 같다. 새로운 미래를 찾는데 그의 스토리에 우리의 상상을 더해봐도 좋을 것 같다. 나는 그의 비글호 항해에 한 건축가를 동행시킨 의미 있는 상상을 해 본다. 한 건축가의 두 번째 비글호 여행은 피츠로이 함장의 요청이 기회가 되어 〈비글〉 탐험선에 찰스와 함께 탑승할 수 있었다. 비글호(HMS Beagle)가 토끼를 쫓는 작은 사냥개 비글에서 유래하면서 그들이 비글호에서 처음 나눈 대화의 주제는 토끼였다. 찰스는 빠른 토끼와 느린 토끼 중 비글과의 경쟁에서 빠르게 달릴 수 있는 토끼의 유전이 살아남게 된다고 보았다. 이와 관련해서 한 건축가는 비글이 땅을 잘 파는 습성이 있어 토끼가 굴을 어디에 파고 또 얼마나 견고하게 짓는지에 달렸다고 답했다. 찰스와 한 건축가는 탐사 여행에 가져간 책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들은 찰스 라이엘의 동일과정설에 바탕을 둔 ‘지질학 원리’에 따라 진화와 건축이 오랜 기간에 걸쳐 천천히 변하여 지금의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다고 생각했다. 토마스 맬서스의 ‘인구론’ 역시 좋은 이야기 주제였다. 인구의 자연적 증가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비해 식량과 주택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만든 경쟁이 인간과 건축을 진화의 길로 내몰았다고 생각했다. 한 건축가는 갈라파고스에 도착해 건축을 찾아 다녔다. 그곳의 건축이 다양한 것을 보고 몇가지로 존재한다고 믿었던 건축에 의문을 갖게 된다. 분명 하나로 시작된 건축이 세대를 거쳐 근처 섬들로 퍼져 나가며 여러 집들로 지어졌을 것이었다. 그렇다면 집들은 다양해지기 보다 같거나 비슷해야 했다. 그리고 거리가 멀수록 자연환경이 다른 것을 고려하면 건축은 가까운 곳은 비슷하고 멀수록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짧은 거리의 비슷한 환경임에도 집들은 서로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건축의 다양성을 연구하기에 갈라파고스는 좋은 관찰 대상이었다. 한 종류의 핀치새가 부리와 발톱, 깃털까지 모두 다르게 진화한 것과 같이 건축 또한 각자 다른 모양으로 진화를 거듭했다. 자연 상태의 나무를 그대로 사용해 만든 집, 나무를 판재로 만들어 지은 집부터 커다란 지붕을 올리고 벽에 노란색 페인트를 칠한 집, 지붕을 천막으로 이은 집, 나무 위 높은 곳에 지은 집까지 어디 하나 닮은 곳이 없었다. 집들이 들어선 모양에도 독채로 지어진 곳이 있는가 하면, 똑 같은 모양의 집들을 한 줄로 길게 세워 놓은 곳, 집들을 레고처럼 튀어나오게 쌓아 놓기도 하고, 동그라미 형태로 지붕을 맞대어 이어 붙이기도 했다. 마치 한 나무에 가지마다 다른 과일이 달리듯 건축가들이 각자의 컨셉으로 디자인해 놓은 것 같았다. 기린의 경우 자연 선택으로 다른 초식동물과의 먹이 경쟁에서 높은 곳의 나뭇잎을 쉽게 따먹을 수 있는 목이 긴 기린이 나타났다. 건축 역시도 높게 지은 집이 환경에서 선택되기도 하고 짧은 처마와 낮게 지은집이 자연 선택되기도 한다. 이렇게 건축은 점진적인 변화를 거치면서 이전과 다른 새로운 장르가 출현하게 되는 것이다. 갈라파고스의 생물처럼 건축은 진화를 거듭하며 발전할 수 있었다. 즉, 우리가 마주하는 건축은 진화와 혁신의 결과물인 것이다. '종(種)의 기원; 자연선택에 의한 종의 기원, 즉 생존경쟁에 있어서 유리한 종족의 존속에 관하여’라는 제목처럼 유리함을 추구하는 것이 바로 건축의 진화이며 혁신의 방향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경험은 신비로움으로 이것은 인간의 원초적인 감정이며 진정한 예술과 과학의 요람이다. 이것을 모르고 궁금해하지 않는 사람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한 아인슈타인의 명언처럼 건축에서 진화와 혁신을 이어가고 있는 건축가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이미지 출처: extraordinaryjourneys.com 홈페이지] 에디터 두리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