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두리안] 지구온난화로 우리나라가 대한열국이 되려 한다 썰토리텔링 2024-09-19 Keywords 두리안 두리안에디터 지구온난화 아열대기후 명태 메타세쿼이아 맹그로브 대한열국 스콜 밀림화 슈퍼맨 배트맨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기상청마저 여름의 길이를 조정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한다. 여름을 6-8월인 3개월(98일)로 구분하던 것을, 5-9월인 5개월(127일)로 부득이하게 조정해야 할 것 같다. 이미 남해안 지역이 아열대 기후에 속하게 되면서 대한민국이 아열대기후에서 나타나는 순간성 국지성 호우인 스콜과 아열대성 질병인 뎅기열과 치쿤쿠니아가 유행할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자연에서도 이제 새로운 제너레이션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인 것 같다. 영화 속 이야기나 남의 나라 이야기 정도로 생각하던 것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현실이 그저 믿기지 않는다. 국민 생선으로 불리던 명태만 해도 그렇다. 명태가 동해 바다를 떠나면서 명태 자원 복원을 위해 10년 가까이 어린 명태를 방류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최근 전남 담양으로 휴가를 다녀온 친구는 메타세쿼이아가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죽어가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로수길인 담양의 메타세쿼이아 길 또한 조만간 사라질지 모른다. 우리나라가 열대 및 아열대 수종인 맹그로브의 생장 가능한 기후와 생육 조건으로 바뀌면서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대응을 위해 도입을 모색하고 있는 것을 보면 위기가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기후 위기는 식물이든 동물이든 인간이든 다를 바 없다. 모두에게 위기인 건 마찬가지다. 식물은 발이 없으니 꼼짝할 수 없고 동물은 이동을 한다고 먹이가 보장되어 있지 않다. 인간 역시도 나라를 바꾸거나 국경을 바꾸어 이동할 수도 없다. 우리가 맞이해야 할 미래는 냉혹(冷酷)할지도 모른다. 아니 열혹(熱酷)하다는 표현이 더 적절해 보인다. 지구온난화의 대한열(熱)국은 피해야겠다. 대한민국이 아열대기후가 되면서 도시와 공원에 바나나와 사탕수수가 자라고 미코노스섬처럼 흰색과 파란색으로 칠한 집들이 유행처럼 번진다. 여름에 집중되던 비가 일년내내 내리고 매일같이 스콜이 쏟아진다. 천둥과 번개가 몰아치며 스콜이 오후의 시작을 알리지만 일상이 되면서 이것에 뛰거나 놀라는 사람은 없다. 옷가게에는 하와이를 연상케 하는 화려한 무늬의 옷들이 즐비하고 겨울 옷과 이불은 사라진지 오래다. 식탁에도 같은 변화가 찾아왔다. 커피, 사탕수수, 카카오가 자라면서 열대과일과 함께 커피, 설탕, 초콜릿이 신토불이인 국내산으로 바뀌었다. 바나나, 파인애플, 망고, 파파야로 요리를 하고 김치를 만드는 곳도 생겨났다.가장 큰 변화를 보인 것은 건축이다. 통유리로 짓던 온실 같은 건축이 사라지고 모든 창문에 환기 시스템이 갖추어졌다. 지붕에는 경사도를 높여 강우에 대비할 수 있는 건축 조항이 더해지고 지표면의 열기를 피하기 위해 건축 하단에 다리가 달리고 햇빛과 비를 피하기 위해 건물 사이와 길에 지붕이 만들어졌다. 에너지 절약이 중심 과제가 되면서 지붕에는 태양 전지판과 빗물 이용시스템이 설치되고 태양열을 차단하고 과열 방지를 위해 슬라브와 다층구조의 건축이 유행한다. 벽이 없는 개방형 구조로 실내가 바뀌면서 열대 식물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여름 휴가 역시도 개념이 바뀌었다. 더위를 견디지 못하고 여름동안 장기체류의 목적으로 해외로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수풀이 밀림화되면서 이전에 없던 새로운 개체들이 유입되면서 오랑우탄과 앵무새 탐방 같은 열대우림을 탐험할 수 있는 상품들이 생겨나고 있다. 트레킹도 식충식물을 보거나 구름다리를 걸으면서 경치를 감상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일몰 때가 되면 하늘에 박쥐들이 날아다니는 것을 보는 것이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초인적인 막강 파워로 지진이나 폭풍, 사고와 재난을 막아주며 지구를 지키던 부동의 1위 캐릭터는 슈퍼맨이었다. 그리고 초현실적인 캐릭터 슈퍼맨에 맞선 것은 인간적인 영웅 배트맨이었다. 우리는 기후변화라는 위기에서 지구를 지켜내야 한다. 슈퍼맨과 같은 초인적인 힘과 변화를 꿈꾸겠지만 배트맨과 같이 우리의 지력과 노력으로 맞서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미지 출처: queensland.com 홈페이지] 에디터 두리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