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패럴림픽 & 유니버설디자인, 평균이 아닌 시작점에 서다. 건축 디자인 2024-09-09 Keywords 2024파리패럴림픽 패럴림픽 Paralympic 유니버설디자인 UniversalDesign 모든사람을위한디자인 DesignForAll 인클루시브디자인 InclusiveDesign 로널드메이스 RonaldMace 테이트모던 TateModern 유니버설디자인사무공간 컬러유니버설디자인 이상화 이상화에디터 난민 선수단을 합해 총 169개 국가패럴림픽위원회(NPC) 소속 4천567명이 참가해 22개 종목에서 549개 금메달을 놓고 열전을 펼쳤던 2024 파리 패럴림픽이 막을 내렸다. '완전히 개방된 대회(Games wide open)'이란 슬로건으로 2024 파리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야외에서 진행된 개회식은 대회 심볼인 '아지토스(Agitos)'가 걸린 개선문을 출발해 콩코르드 광장까지 행진했다. 개회식에는 수영 선수 테오 퀴랭의 영상과 함께 프랑스 가수 럭키 러브가 자작곡 '마이 어빌리티(My Ability)'를 불러 장애에도 어떤 것이든 해낼 수 있음을 보여줬다.패럴림픽(Paralympic)은 1948년 2차 세계대전의 퇴역 군인들의 작은 모임으로부터 오늘의 대규모 국제 스포츠 대회로 발전해 왔다. 패럴림픽은 그리스어 ‘para’(나란히)와 Olympic’(올림픽)의 합성어로 올림픽과 나란히 개최된다. 패럴림픽은 평등과 다양성의 존중을 고찰하게 한다. 신체적 능력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고유한 가치를 가지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가 다양성을 포용해야 함을 보여준다. [이미지 출처: olympics.com 홈페이지] ‘건축은 그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라는 르코르뷔지에의 말처럼 시대의 발전과 가치관의 변화를 건축의 공간에 담아내고 있다. 우리와 나란히 가고 있는 건축 역시 평등과 다양성을 지향하며 여러 단점들을 극복하고 있다. 이런 사회적 필요에 등장한 개념이 유니버설 디자인이다. '모든 사람을 위한 디자인(Design for All)', '인클루시브 디자인(Inclusive Design)'으로도 불리는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이란 연령, 성별, 장애의 유무 그리고 언어와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공평하고 손쉽게 사용할 수 있게 고려한 디자인이다.유니버설 디자인은 미국 건축가 로널드 메이스(Ronald Mace)가 자신의 철학인 ‘모든 나이와 능력을 위한 디자인’을 알리기 시작하면서 건축과 도로 디자인에 적용되고 확대되었다. 유니버설 디자인을 실현하는데 가장 중요한 7대 원칙은 다음과 같다. 모든 사용자가 같은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공평한 사용, 사용자가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유연한 사용, 사용자의 지식과 언어와 무관하게 간단하고 직관적인 사용, 사용자의 감각이나 환경 조건과 무관하게 알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정보 전달, 사용자가 잘못과 실수를 배려한 디자인, 물리적 노력이 적은 편리한 사용, 접근과 사용에 적절한 크기와 공간이 그것이다. 공존을 지향하는 요즘에서 누구나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과 환경이 주목받고 있다. 유니버설 디자인을 이용하면 모든 사람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대상에 차등을 두는 등의 따로 구분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유수의 미술관과 박물관을 품은 영국은 일찍부터 유니버설 디자인을 도입해 다양한 사용자를 고려한 서비스로 유명하다. 그중 테이트 모던(Tate Modern)은 계단 이용이 불편한 노약자나 휠체어, 유모차 이용자를 위해 진입로를 넓은 경사로로 만들고 간이 의자를 곳곳에 비치해 편안한 관람 환경과 쉽게 움직일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이미지 출처: tate.org.uk 홈페이지]우리 정부와 지자체는 장기적인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 지침을 발표하고 이에 따라 공공부문에서 이를 우선적으로 적용하려 노력하고 있다. 서울시는 2016년 '유니버설 디자인 도시조성 기본 조례' 제정에 이어 2017년에는 '유니버설 디자인 통합 가이드 라인'을 발표하고 공공 공간과 건축에 요구되는 실용적이면서도 통합된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 방침을 마련했다. 그리고 2021년에는 서울시의 공공건축물 및 시설물에 유니버설 디자인을 의무적용하기로 결정했다.유니버설 디자인은 다양하게 적용된다. 인도는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할 수 있을 정도의 넓이로 설계하고, 작은 아이와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의 눈높이에 맞는 시설을 설치하고, 충분한 공간을 고려해 화장실과 출입구를 디자인하는 등이 널리 적용되는 개념이다. 기업들의 유니버설 디자인 도입도 적극적이다. 구글은 사무실 전 공간(개인 업무공간은 물론 회의실, 라운지, 화장실 및 편의시설)에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하여 심리적, 공간적 제약없이 누구나 제약없이 편하게 일할 수 있는 구글만의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의 문화(Diversity, Equity & Inclusion, DEI)를 실천하고 있다.모든 안내 표시에는 점자가 병기되고, 바닥에는 노란 점자 보도블록이 설치했다. 사무실 내 모든 복도는 180cm의 간격을 확보했으며, 슬라이딩 도어 및 자동문도 설치했다. 모든 가구 및 집기, 스위치에도 유니버설 디자인이 적용됐다. 모두가 접근할 수 있는 위치에 설치하고, 고유 번호와 점자 안내, 전자동 높낮이 조절 버튼, 부딪힘 방지를 위해 가구와 벽의 모서리를 둥글게 디자인했다. 이 밖에도 휠체어 탑승자를 위한 싱크대 하부 공간, 수도 위치 조절, 앉은 키를 고려한 선반, 시각장애인을 위한 디지털 캠퍼스맵, 장애인 전용 화장실을 마련했다.구글코리아가 최초로 사무실 모든 공간에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했다. 개인 업무공간부터 편의시설 및 화장실, 안내문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공간과 업무 환경을 조성했다. [이미지 출처: 구글코리아 블로그]삼화페인트는 ‘모두를 위한 컬러유니버설디자인 가이드(CUD)’를 개발했다. ‘컬러유니버설디자인’은 심미적인 아름다움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성별, 나이, 장애 여부와 관계없이 다양한 색각을 가진 사람을 배려하고자 제품, 건축, 서비스를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돕는 컬러디자인이다. 컬러유니버설디자인은 64 컬러로 구성되어 있으며 주조색, 보조색, 강조색으로 나누어 공간 타입에 맞춰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삼화페인트는 행정구역별 규정과 경관계획, 도시색채 등을 분석해 체계화한 환경색채 가이드 ‘모두를 위한 컬러유니버설디자인’을 개발했다. 가이드는 노약자와 색약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의 색 인지 다양성을 존중하고 배려한 컬러 설계다. [이미지 출처: samhwa.com 홈페이지]성별, 연령, 국적, 문화적 배경, 장애를 넘어서는 모든 사람을 위한 유니버설 디자인의 개념이 확산되고 있다. 저출산∙초고령사회, 친환경, 다양성 등과 같은 당면한 문제에 사회 공존과 가치적 환경인 유니버설 디자인이 대안과 시작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에디터 이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