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두리안] 분산하는 건축, 아기돼지 삼형제 2.0 썰토리텔링 2024-09-06 Keywords 두리안 두리안에디터 아기돼지삼형제 제이콥스 늑대 지푸라기로지은집 나무로지은집 벽돌집 분산 늑대가들려주는아기돼지삼형제 존셰스카 새로운시도 분산하라 지푸라기로 지은 집이 늑대의 입김에 날아가고 나무로 지은 집마저 늑대에게 부서지자 아기돼지 삼형제는 벽돌집에서 함께 살게 된다. 이렇게 함께 살던 아기돼지 삼형제는 엄마의 바람대로 바깥 세상으로 나가 다시 각자의 집을 짓기로 한다. 이렇게 집을 새롭게 짓게 되면서 그들의 두번째 이야기인 아기돼지 삼형제 2.0이 탄생한다.이것은 건축이 무엇인지를 묻는 친구의 질문에 내가 ‘건축은 분산한다’고 대답하면서 각색한 이야기를 다시 정리한 것이다. 친구는 나의 대답에 놀란 듯했다. 그는 분산이 아닌 그 반대가 아닌지 물었고 나도 같은 생각이었는데 최근에 바뀌었다고 했다. 나는 ‘아기돼지 삼형제가 계속 같이 살았을까?’라는 질문을 하면서 ‘아기돼지 삼형제가 다시 집을 짓는다면 어떤 집을 지었을까?’를 상상하게 되었다.제이콥스 원작 '아기 돼지 삼형제’에서 늑대가 나쁘게 나오면서 억울함이 많았다. 그러나, 저자 존 셰스카의 ‘늑대가 들려주는 아기 돼지 삼형제’에서 늑대를 대변하면서 억울함을 풀어주었다. 억지 주장이긴 하지만 말이다. 늑대의 얘기에 따르면 그는 아주 심한 감기에 걸린 상태에서 할머니의 생일 케이크를 만들게 되었는데 설탕이 떨어지면서 이것을 얻으려 이웃인 돼지 삼형제가 사는 집에 가게 되었다. 그렇게 찾아간 돼지 삼형제집 앞에서 재채기를 하면서 집이 날아가는 사고가 생기고 말았다. 그런데 ‘아기돼지 삼형제’ 스토리에서 제일 억울한 이는 늑대가 아니라 첫째 돼지가 아닐까? 첫째 돼지는 늑대에게 자신의 소중한 집을 잃은 것도 모자라 지푸라기로 집을 지었다는 이유로 머리가 좋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야 했다. 늑대가 문을 두드리는 것으로 문이 떨어질 정도로 그의 집짓기 실력 또한 형편없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 결국 늑대로 인해 지푸라기로는 집을 지을 수 없다고 결론이 내려진 것이다. 다행히 첫째 돼지가 지은 지푸라기 집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늑대의 재채기에 무너져 내렸다는 말과 달리 지진에서 철재와 콘크리트 집은 무너졌지만 지푸라기 집은 멀쩡했기 때문이다. 지푸라기 집은 나무나 돌로 지은 것에 비해 유연하고 내부에 공기층까지 있어 외부 충격에도 강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아기돼지 삼형제 2.0은 아기돼지들이 자신의 집을 짓기 위해 건축학교에 등록하는 것으로 스토리가 시작된다. 아기돼지 삼형제는 집짓기를 배우면서 각자가 좋아하는 집을 짓기 위해 답사를 떠난다. 지푸라기 집을 지었던 첫째는 넓은 초원으로, 나무집을 지었던 둘째는 경치 좋은 산으로 그리고 벽돌집을 지었던 셋째는 도시로 여행한다. 셋째는 삼형제와 함께 살던 집을 그리워하며 조각들로 채워진 박물관 같은 집을 벽돌로 짓기를 윈했다. 그는 돌과 점토로 만든 조각들을 모으고 예쁜 돌을 가져와 산속에 집을 지었다. 집 주변에는 돌담을 쌓아 돌담길을 따라 걸을 수 있게 했다. 둘째는 나무집에 작은 공방을 만들었다. 그는 나무로 집을 지으면서 남은 나무 조각을 다듬어 인형을 만들었다. 그는 동물 인형에 날개를 달아주는 것을 특히 좋아했다. 코끼리에게는 커다란 귀를 날개로 바꾸어 주고 꼬리에는 프로펠러를 달아주었다. 돼지에게는 두쌍의 날개를 달아주어 가볍게 날 수 있게 해주었다. 첫째 돼지는 넓은 초원에다 그린하우스를 더한 지푸라기 집을 지어 태양을 즐기고 그곳에서 꽃과 나무를 가꾸길 원했다. 그는 그곳을 찾는 이들에게 따뜻한 차와 시나몬롤을 맛보게 하면서 그곳의 매력을 마음껏 즐기게 했다.새로운 시도는 아름답다. 그래서 실패 또한 아름답게 대할 수 있어야 한다. 기존에 살던 곳에서 벗어나 새로운 곳에 집을 짓는 것 역시 아름다운 도전이다. 아기돼지 삼형제가 했던 도전을 우리가 함께 꿈꿔 보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현실에서 늑대란 우리가 느끼는 세상에 대한 공포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러한즉 늑대란 변화를 위해 우리가 마주쳐야 할 대상에 불과하다. 나는 분산하는 것이 건축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새로움을 향해 분산하라 말한다. 아기돼지들이 분산한 것처럼…. [이미지 출처: dwell.com 홈페이지]에디터 두리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