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두리안] 두꺼비집: 사라지는 동심, 다시 짓는 희망 썰토리텔링 2025-06-27 Keywords 두리안 두리안에디터 두꺼비집 동심 희망 두껍아두껍아 헌집줄게새집다오 오징어게임 디지털놀이터 에코두꺼비마을 나눔캠페인 두꺼비집지키기서바이벌게임 순수한꿈과끝없는상상력 월트디즈니 두꺼비집과같은변화와새로움 어제는 집으로 가기 위해 정류장에서 7번 버스를 기다리던 중, 우연히 어린이집을 막 마치고 나온 듯한 아이 두 명과 마주쳤다. 아이들은 장난기 가득한 웃는 얼굴로 손에는 색종이와 종이컵을 오려 만든 개구리가 들려 있었다. 오늘 어린이집 수업에서 재활용 재료를 사용해 만든 듯했다. 동그란 수련 연못 위에 개구리가 앉아 있는 모습을 보니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을 생각나게 했다. 그리고 문득, 저 아이들은 개구리에 대해 어떤 추억을 가지고 있을지 궁금해졌다.시골 개울가에서는 합창하듯 개구리가 울었고 가까이 다가가면 발소리에 놀라 울음을 멈추고 개울로 뛰어들었다. 풀숲에서 청개구리를 발견하면 잡아 손바닥에 올려놓고 신기하게 바라보았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그리고 그때는 모래로 두꺼비 집을 만들며 놀았다.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모래가 있는 곳이면 쪼그리고 앉아 손으로 모래를 모으고 쌓아 두꺼비집을 지으며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를 노래 불렀다. 그때는 두꺼비가 모래에 집을 짓지 않는다는 것도 몰랐고, 왜 헌집을 주고 새집을 달라 하는지도 모르고 놀았다.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헌집 줄게 새집 다오'라는 행동과 노랫말이 현실과 이치에 맞지 않게 느껴진다. 집과는 아무 관련 없는 두꺼비에게 다짜고짜 집을 요구하는 것도 그렇고 헌집을 주고 새집을 내놓으라는 것 또한 이치에 맞지 않을 뿐더러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현실에서는 두꺼비가 아닌 재개발 사업자가 이 역할을 대신해야 하는데 헌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기 위해서는 정비구역 지정과 주민 동의가 필요하다. 운 좋게 오래된 집이 재개발된다 해도 헌집의 주인이 새 아파트에 살 수 있는지 또한 미지수다. 아직 재개발이라는 긴 여정과 함께 보상금 협의, 이주 절차 등 현실의 높은 벽이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현실에서 과거에 유행하던 술래잡기, 딱지치기, 두꺼비집 같은 놀이와 그때 불렀던 노래들이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이제는 이것을 영화의 소재나 마케팅으로 만나는 것이 더 익숙하게 느껴진다.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킨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서는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딱지치기, 달고나 뽑기, 구슬치기, 오징어 놀이가 극한의 생존 게임으로 변모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하이트진로는 1980년대 주점 분위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팝업스토어 '두꺼비집'으로 MZ세대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당시 거리 소품들로 포장마차를 꾸미고 두꺼비를 테마로 게임과 굿즈 등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하며 특별한 경험과 향수를 선사했다.두꺼비집을 주제로 즐길 만한 것들을 챗GPT에 물어보니 여러 아이디어가 나왔다. AR/VR 기술로 만든 가상 모래밭에서 두꺼비집을 짓는 ‘디지털 놀이터’를 만들어 동심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제안이 있었다. 또한, 두꺼비집을 테마로 생태 마을을 만들어 작은 생명체들의 보금자리를 제공하고 생태 교육과 연결하는 ‘에코 두꺼비 마을’이 있다. 세 번째는, '헌집 줄게 새집 다오' 노래 가사처럼 안 쓰는 물건을 기부하고 리폼하여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나눔 캠페인을 열어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그리고 어쩌면 두꺼비집 놀이를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3'에서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 노래가 나오는 넓은 모래밭에 참가자들이 모여 제한 시간 동안 두꺼비집을 짓고 지키는 서바이벌 게임을 펼칠지도 모른다.현실에서 점점 사라지는 두꺼비집에 대한 동심과 주변의 비싼 집값을 보면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온다. 하지만 어릴 적 두꺼비집을 짓던 그때의 마음으로 우리의 미래를 꿈꿔 보는 것은 어떨까? 어린 시절의 순수한 꿈과 끝없는 상상력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고 엔터테인먼트 제국을 건설한 월트 디즈니처럼, 우리도 꿈을 멈추거나 포기하지 않으면 좋겠다. ‘웃음은 시대를 초월하고, 상상력은 나이가 없으며, 꿈은 영원하다’는 디즈니의 명언처럼, 우리도 두꺼비집 놀이에서처럼 순수한 꿈과 상상력을 키워가면 좋겠다. 동심 가득 '두껍아 두껍아'를 입으로 흥얼거리며 손으로 두드려 쌓은 모래 더미 위에 팍팍한 현실을 위로할 수 있는 작은 희망의 씨앗을 심고 가꾸어 가면 좋겠다. 모두에게 두꺼비집과 같은 변화와 새로움이 찾아오기를 소망해 본다. [이미지 출처: Red Sea Global 2025] 에디터 두리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