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속의 건축: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 2025 Part1 베니스는 역사적으로 동서양 문화가 만나는 교차점이며, 그 풍부한 문화유산 덕분에 비엔날레와 같은 국제 행사를 열기에 이상적인 장소이다. 1895년에 설립된 베니스 비엔날레(Venice Biennale)는 도시의 역사적 상징성과 어우러져 그 매력을 더한다. 미술 전시회로 시작되었던 베니스 비엔날레는 1980년 건축 부문이 개설된 이래, 현대 미술과 건축 전시회를 격년으로 번갈아 개최하고 있다. 살아있는 예술 작품인 베니스에 완벽하게 통합되며 끊임없이 진화하는 비엔날레는 이제 전 세계 예술가, 건축가, 비평가, 큐레이터, 수집가 및 애호가들을 끌어 모으는 현대 미술과 문화의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 2025] 1. 센트럴 파빌리온 2. 핀란드 파빌리온 3. 북유럽 파빌리온 4. 덴마크 파빌리온 5. 오스트리아 파빌리온 Keywords 트렌드템퍼리쳐 TrendTemperature 건축속의건축 베니스건축비엔날레2025 VeniceArchitectureBiennale2025 아르세날레 Arsenale 지아르디니 Giardini 센트럴파빌리온 CentralPavilion 핀란드파빌리온 북유럽파빌리온 덴마크파빌리온 오스트리아파빌리온 한국파빌리온 바레인파빌리온 칠레파빌리온 산마르코아트센터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 & 베뉴 제19회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Venice Architecture Biennale 2025, 5월 24일~11월 23일)는 크게 참가국의 국가관 전시와 비엔날레 위원회가 선정한 총감독의 주제 전시(메인 전시)로 나뉜다. 올해 총감독을 맡은 이탈리아 건축가 카를로 라티(Carlo Ratti)는 MIT Senseable City Lab 소장이자 도시 혁신 및 기술 통합 건축 분야의 세계적 선구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가 제안한 주제는 '지성, 자연, 인공, 집단(Intelligens. Natural. Artificial. Collective)'이다. 이는 지능형 디자인, 데이터 활용, 생태적 지속가능성, 인공지능 및 새로운 기술의 역할, 나아가 공동체적 접근을 통해 건축이 당면한 전 지구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포괄적으로 모색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라티 총감독은 현재의 기후 위기를 "지구가 역사상 가장 높은 고온을 기록한 가혹한 시기"라고 규정하며, 중대한 전환기에 건축가의 태도를 단순한 '완화'가 아닌 '적응'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베니스 건축 비엔날레는 홀수 해에 개최되며, 아트 비엔날레와 마찬가지로 주요 전시는 크게 두 곳에서 열린다. 아르세날레(Arsenale)는 과거 베니스 공화국의 조선소와 군수 창고로 사용되던 거대한 산업 시설이 리노베이션을 거쳐 현대적인 문화 공간으로 변모한 곳이다. 그 육중한 규모의 역사적인 벽돌 구조가 현대 건축 작품들과 극적인 대비를 이루며, 관람객에게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독특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지아르디니(Giardini)는 베니스 동부에 위치한 공원 지역으로, 이곳에는 메인 전시가 열리는 센트럴 파빌리온(Central Pavilion)과 29개의 국가관이 자리한다. 각 국가관은 자국의 건축적 정체성과 비전을 담아낸 고유한 파빌리온에서 전시를 선보이며, 공원이라는 녹색 환경 속에서 세계 건축의 다양한 목소리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1999년부터는 국제 전시회와 아페르토 전시회가 통합되어 센트럴 파빌리온과 아르세날레에서 메인 전시가 개최되고 있다.제19회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는 건축가 카를로 라티(Carlo Ratti)가 큐레이팅한 '지성, 자연, 인공, 집단'이라는 주제로 전시가 열린다. 주제 전시는 참가자들이 다각적인 접근을 통해 기후 변화를 비롯한 전 지구적 문제에 대응하며 건축이 나아갈 방향을 탐색하도록 유도한다. 전시는 아르세날레, 지아르디니, 포르테 마르게라를 포함한 여러 장소에서 300개가 넘는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La Biennale di Venezia]비엔날레 건축 & 주요 작품지아르디니(Giardini)는 베니스 도심에 위치한 역사적인 공원이자 베니스 비엔날레의 핵심 장소 중 하나이다. 이곳에는 1894년에 지어진 센트럴 파빌리온을 비롯해, 비엔날레에 참가하는 여러 국가들이 각기 다른 시기에 지은 29개의 상설 파빌리온이 자리한다. 이 파빌리온들은 각 국가의 문화적 특성과 건축적 정체성을 담은 독특한 디자인을 자랑하며, 카를로 스카르파(Carlo Scarpa, 센트럴 파빌리온 리노베이션 참여)와 알바르 알토(Alvar Aalto, 핀란드 파빌리온 설계)를 비롯한 20세기 주요 건축가들의 작품이 포함되어 있다. 1907년 벨기에를 시작으로 1909년 독일, 영국, 헝가리 등이 차례로 파빌리온을 설립하며 이 공간은 각국의 영구적인 전시장으로서 건축적 자존심이 겨루고 있다.센트럴 파빌리온(Central Pavilion)센트럴 파빌리온은 1894년 지아르디니 델 카스텔로에 처음 세워진 이래 120년 이상 베니스 비엔날레의 심장부 역할을 해오고 있다. 1895년 첫 국제 전시회의 개최를 위해 건축가 엔리코 트레비사나토(Enrico Trevisanato)가 설계한 이 파빌리온은 당시 주요 전시 시설들의 경향을 반영한 신고전주의 양식의 웅장한 외관을 지녔으며, 파사드는 베네치아 예술가 마리우스 데 마리아(Marius De Maria)가 디자인했다. 초기 센트럴 파빌리온은 11개의 전시실, 살롱, 사무실 및 다양한 공공 시설을 포함하고 있었으며, 내부 공간들이 작은 정원으로 분리되어 있어 전시의 유연성과 방문객의 편의를 동시에 고려했다. 센트럴 파빌리온은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귀도 시릴리(Guido Cirilli, 1914년), 브레노 델 주디체와 지오 폰티(Brenno Del Giudice and Gio Ponti, 1928년), 두일리오 토레스(Duilio Torres, 1932년), 카를로 스카르파(Carlo Scarpa, 1962년, 1968년) 등 이탈리아의 저명한 건축가들에 의해 수차례 확장과 리모델링이 이루어졌다. 지아르디니의 유서 깊은 센트럴 파빌리온은 2009년 3,500제곱미터 규모의 다기능 복합 시설로 탈바꿈하며 상설 활동의 중심이자 다른 파빌리온들의 랜드마크가 되었다. 2011년 전시 공간 및 입구 홀 재편과 함께 완료되었고, 이후 교육 활동, 워크숍 등 다양한 용도를 위한 최적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La Biennale di Venezia]핀란드 파빌리온(Finland Pavilion)알바르 알토(Alvar Aalto)가 디자인한 베니스 비엔날레 핀란드 파빌리온은 1956년 비엔날레 개최에 맞춰 건립되었다. 원래는 전시 기간에만 사용할 임시 구조물로 기획되었지만, 그 건축적 가치와 중요성을 인정받아 보존될 수 있었다. 이는 그의 컨셉적 명료함과 형식적 절제 등 건축 철학이 잘 구현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그는 이 파빌리온을 텐트처럼 이동할 수 있고 쉽게 해체, 보관, 재조립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전시 공간으로 구상했다.그는 핀란드의 자연 환경과 전통 건축 양식에서 깊은 영감을 받았으며, 1939년 뉴욕 세계 박람회 핀란드 파빌리온에서 선보였던 '숲' 테마 디자인 경험을 베니스 파빌리온 설계에 적용했다. 그는 건축이 단순히 기능적이거나 미학적인 측면에 머물지 않고 인간 중심적이어야 한다는 인본주의적 철학을 지닌 건축가였다. 그는 이러한 철학을 핀란드 파빌리온 디자인에 반영하여 사용자의 경험과 편안함을 중시하는 공간으로 구현했다. 핀란드 파빌리온은 알바르 알토의 디자인을 통해 핀란드의 건축적 정체성과 풍부한 문화유산을 전 세계에 알리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파빌리온, 스튜어드십 건축(The Pavilion, Architecture of Stewardship): 1956년 비엔날레를 위해 건축가 알바르 알토(Alvar Aalto)가 설계한 핀란드 파빌리온은 건설 이후 지속적인 보수와 세 번의 주요 복원 작업을 거쳤다. 헬싱키 기반의 건축 스튜디오 보칼(Vokal)의 큐레이터 엘라 카이라(Ella Kaira)와 마티 얜칼라(Matti Jänkälä)는 그동안의 복원 작업을 추적하며, 파빌리온을 유지해 온 작업자들의 노력을 강조하고 그들을 알토와 함께 공동 창작자로 자리매김시켰다. [Ugo Carmeni]북유럽 파빌리온(Nordic Pavilion)스베레 펜(Sverre Fehn)이 디자인한 베니스 비엔날레 북유럽 파빌리온(Nordic Pavilion)은 1962년 완공된 스칸디나비아 모더니즘의 걸작이다. 이 파빌리온에는 건축과 자연의 상호작용을 탐구하는 펜의 철학이 잘 드러난다. 파빌리온은 언덕을 파낸 수평 지면에 두 층의 얇은 콘크리트 빔으로 지붕을 얹어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펜은 기존 부지의 나무들을 보존하기 위해 지붕에 개구부를 내어 나무들이 건물 내부로 자라나게 했다. 이를 통해 건축과 자연이 대화하는 독특한 공간이 만들어졌다. 무거운 목재 빔 대신 얇은 콘크리트 라멜라를 사용한 설계 덕분에 햇빛이 눈처럼 부드럽게 쏟아져 내부 공간을 은은하게 비춘다. 방문객은 고대 울타리처럼 생긴 부메랑 형태의 경사로를 따라 파빌리온으로 자연스럽게 안내된다. 내부 공간은 이동 가능한 벽 패널로 구성되어 다양한 전시가 가능하도록 유연성을 극대화했다. 이 북유럽 파빌리온은 1997년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스베레 펜의 대표작 중 하나이며,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세 나라를 대표하는 전시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산업 근육, 건축을 위한 다섯 악보(Industry Muscle, Five Scores for Architecture): 북유럽 파빌리온은 두 그루의 나무를 중심으로 세워졌지만, 현재 바닥이 나무 뿌리에 뒤틀리고 콘크리트 골조가 낡는 등 손상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테오 알라-루오나(Teo Ala-Ruona)는 건물의 착취적인 디자인 본성과 우리에게 강요하는 규범적인 역할을 재해석하며, 그 마지막 단계로 '재사용'을 제안한다. 이 전시는 건축, 신체, 그리고 화석 연료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사이의 관계를 탐구한다. 특히 '트랜스코포리얼리티(Transcorporeality)'를 통해 건축 환경이 야기하는 환경 문제를 살펴보는 데 중점을 둔다. [La Biennale di Venezia]덴마크 파빌리온(Danish Pavilion)덴마크 파빌리온은 칼 하랄드 브루머(Carl Harald Brummer)가 설계했으며, 철제 경량 기초 위에 해초 재료 단열재와 경량 바닥 슬래브를 사용하여 건물의 바닥을 구성했다. 파빌리온의 내부는 뫼비우스 띠처럼 시작과 끝의 동선이 연결되어 있어 자전거로 순환하며 통과할 수 있다. 또한, 노출 콘크리트 기법을 활용해 꾸밈없는 건축물 본연의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준다.건축가 쇠렌 필만(Søren Pihlmann)이 기획한 "사이트 구축(Build of Site)" 프로젝트는 덴마크 파빌리온의 복원과 함께 건설 자재를 지역 내에서 재활용하는 혁신적인 접근법을 탐구한다. 이 전시는 파빌리온을 실제 건설 현장으로 변모시켜 지속 가능한 건축의 재사용과 자원 활용 관점을 탐색한다. 특히, 1950년대 후반에 지어진 건물을 실시간으로 개선하는 작업을 포함했다. 쇠렌 필만은 덴마크 왕립 아카데미, 코펜하겐 대학교, 덴마크 공과대학, 스위스 ETH 취리히의 전문가들과 협업하여 1:1 스케일 프로젝트를 구현했다. 이러한 초지역적 접근법은 건설 현장 가까이에서 재료를 조달함으로써 지역 경제를 지원하고 운송 관련 비용을 줄이는 경제적 이점을 가진다.덴마크 파빌리온은 문화 외교나 국가 정체성을 다루기 위해 건물을 활용하는 다른 파빌리온과 달리, 건축물 자체의 이야기에 주목하며 그 보수 공사를 전시장으로 활용했다. 2024년 말부터 시작된 이 보수 공사는 전시의 일부가 되어 방문객들에게 마치 공사 현장에 들어선 듯한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 비엔날레가 끝나면 복원 작업은 재개되어 이 건축물은 새로운 이야기를 품게 될 것이다. [Hampus Berndtson]오스트리아 파빌리온(Austrian Pavilion)모더니즘의 기능적인 디자인이 특징인 오스트리아 파빌리온은 요제프 호프만(Josef Hoffmann)이 설계하여 1934년에 개관했다. 이 파빌리온은 "더 나은 삶을 위한 에이전시(Agency for Better Living)"라는 주제 아래 인터랙티브 공간으로 변모했다. 전시는 비엔나와 로마의 사회 주택 모델 비교를 시작으로, 모두를 위한 더 나은 삶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데 중점을 둔다.자비네 폴락(Sabine Pollak), 미하엘 오브리스트(Michael Obrist), 로렌조 로미토(Lorenzo Romito)가 공동 큐레이터를 맡은 이번 전시는 방문객들이 '좋은 주거와 생활 조건을 정의하는 것은 무엇인가?', '어떤 정치적 프레임워크가 필요한가?'와 같은 주제에 깊이 숙고하고 참여하도록 이끈다. 비엔날레 기간 동안 파빌리온 안뜰에서는 활동가, 거주민, 전문가, 관객들이 도시를 더욱 정의롭고 살기 좋게 만들 전략을 함께 모색하는 다양한 행사와 대화가 진행된다.카스텔로 공원의 오스트리아 파빌리온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에이전시' 전시는 비엔나의 국가 주도 하향식 모델과 로마의 비공식적 상향식 모델을 비교하여 미래 도시 주거에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한다. [La Biennale di Venezia]에디터 스티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