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feat. 기대수명, 집 그리고 삶) 이슈 2024-06-29 Keywords 기대수명 집 삶 개를훔치는완벽한방법 바바라오코너 BarbaraO'Connor 평균수명 건강수명 노년 이상화 이상화에디터 “내가 개를 훔치기로 결심한 날은, 내가 나이가 들어 건강이 좋지 않다는 걸 알게 된 바로 그날이었다. 건강수명인 65.8세를 넘기고 건강을 잃게 되자 한순간 집이 사라져 버렸다! 병원과 요양원을 오가며 지낸 지 벌써 한 달. 딱 일주일만 있다 집으로 돌아간다는 주변의 말은 이젠 더 이상 믿을 수 없다. 내가 집을 알아보던 어느 날 전단지에 개를 찾아주면 500만원을 준다는 글을 읽는다. 이렇게 나의 집을 찾기 위해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계획한다. 1)개를 훔친다. 2)전단지에 개를 찾는 글이 올라온다. 3)전단지를 확인하고 개를 찾아 준다. 4)이렇게 받는 보상금으로 집을 구한다. 잘 짖지 않고 들고 뛰기에 적당한 어중간한 크기 그리고 개는 잃어버려도 금방 다시 사지 않고 찾으려 하는 심리를 이용하기로 했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계획이 만들어졌다!”이것은 바바라 오코너(Barbara O'Connor)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줄거리를 노인을 주인공으로 각색한 것이다. 원작은 갑자기 가족인 아빠와 집이 사라져 버리면서 주인공 지소가 집으로 다시 이사 가기 위해 가장 완벽한 방법으로 개를 훔치는 이야기다. 소설 속의 이야기가 현실에 있지 말라는 법은 없다. 주변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노년을 병원과 요양원에서 지내게 되면서 원치 않게 자신이 살던 집과 이별을 하고 있다. 주인공 지소처럼 갑자기 요양원으로 가게 되면서 사라져 버린 자신의 집과 삶을 찾기 위해 가장 완벽한 방법으로 개를 훔치는 일이 현실에서 일어날지도 모른다.세계보건기구(WHO)의 통계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평균수명은 71.4년, 건강수명은 61.9년이다. 이는 10년전 수준으로 회귀한 것으로 각각 1.8년 1.5년 줄어들었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82.9년, 건강수명은 65.8년으로 수치로는 상위권에 있다. 그러나 평균수명에 건강수면을 뺀 수치를 비교하면 우리가 16.9년으로 세계 평균보다 7.4년 길다. 이는 오래 살지만 우리가 긴 시간 질병이나 장애를 겪게 되면서 집이 아닌 병원과 요양원에서 긴 시간을 보내고 있음을 의미한다.이렇듯 노년을 병원과 요양원에 의존함에 따라 그동안 살던 집의 운명 또한 바뀌게 된다. 집은 삶을 위한 공간이며 가장 사적인 공간으로 우리를 생활하고 휴식하게 한다. 하지만 우리가 이렇게 홀연히 떠나게 되면서 집은 아쉬움을 남긴 채 비워지고 사라진다. 그리고 우리는 집과 차갑게 분리되면서 떠나온 것을 원망하고 그리워하게 된다. 실버타운에 우리의 관심이 늘고 있긴 하지만 이것은 우리가 살아온 집과 삶의 연속이 아닌 새로운 장소로 이동이며 대안에 해당한다. 우리는 집을 ‘그립다’ ‘계속 살고 싶다’ ‘돌아가고 싶다’로 추억하게 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집이 다시 돌아 갈 수 없는 곳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의 기억과 희망은 집과 분리되어서는 안 되며 집과 하나되어 만들어져야 한다. 우리의 집이 노년을 준비하고 있는지 질문하고 함께 고민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나이에 비례하여 우리의 집에 필요한 의미와 비중을 두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의 집이 노년에도 집으로써 기능하고 역할을 확장할 수 있어야 한다.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처럼 집게와 말미잘처럼 우리도 집과 공생하며 오래도록 살면 좋겠다. 해지다와 같이 달아서 떨어지는 것처럼 집에 대해서도 우리가 마음껏 사용하고 헤어지면 좋겠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살던 집을 그리워하며 노년을 보내고 있듯 집이 긴 시간을 우리와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이미지 출처: amazon.com 홈페이지]에디터 이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