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어바웃 디자인] 경기장의 다음 생을 설계하는 건축 Trend 2026-07-31 Keywords 단비 단비에디터 어바웃디자인 2026년북중미월드컵 경기장 대회후경기장활용 경기장혁신 도시와의호흡 창의적건축 도시실험 주거단지변모 자연생태중심지 문화중심지 모듈구조 해체재조립 파격적시도 새로운생명 활기넘치는공간 런던하이버리스퀘어 몬트리올바이오돔 도하스타디움974 헬싱키올림픽경기장 런던풀햄리버사이드스탠드 LA소파이스타디움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은 미국, 캐나다, 멕시코 3개국이 역사상 처음으로 공동 개최했으며, 총 16개의 웅장한 경기장에서 열띤 승부가 펼쳐졌다. 그러나 이런 특별한 협력의 이면에는 각 도시 간 인프라 격차라는 현실 문제가 존재했다. 몇몇 도시는 교통망, 숙박 시설, 경기장 접근성에서 꾸준한 부족함이 지적되었고, 이로 인해 많은 관중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더불어, 과거 대형 스포츠 이벤트 때마다 반복되었던 ‘대회 후 경기장 활용 방안’ 문제도 이번 대회에서 더욱 첨예한 화두로 떠올랐다. 경기가 없는 날 거대한 시설이 방치되거나 과도한 관리 비용 부담을 안기는 구조적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경기장은 단순한 스포츠 시설을 넘어, 수만 명의 시민이 모여 환호와 정적 속에서 공통의 감정을 나누는 거대한 감정적 공동체의 공간이다. 하지만 경기 열기가 식고 관중이 떠나면 쓸쓸한 관중석과 평평한 필드만이 침묵 속에 남는다. 이 ‘멈춘’ 공간 앞에서 건축은 본질적인 질문에 맞닥뜨린다. 단지 크고 웅장한 경기장을 새로 짓는 것이 과연 미래의 답일까? 아니면 경기가 없는 날에도 이 거대한 공간이 도시와 호흡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생명을 얻는 혁신이 가능할까? 다행히 세계 각지에서는 경기장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창의적인 건축적·도시적 실험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경기장이 고품격 주거단지로 변모하거나, 자연 생태와 문화의 중심지로 거듭나는가 하면, 모듈 구조를 통한 완전한 해체와 재조립까지 이르는 파격적인 시도들도 등장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변화를 통해 경기장들이 단순한 스포츠 시설을 넘어 새로운 생명과 활기를 얻어가고 있는 모습을 살펴본다. 런던 하이버리 스퀘어(Highbury Square): 경기장을 주거공간으로 아스널 FC의 전설적인 홈구장이었던 하이버리 스타디움(Highbury Stadium)은 에미레이트 스타디움(Emirates Stadium)으로 이전한 후 새로운 미래를 맞았다. 이 프로젝트는 1930년대 아르데코 양식의 역사적 가치를 간직한 이스트 및 웨스트 스탠드 외관을 보존하면서, 내부 관중석 공간을 700여 세대의 현대적인 주거 단지로 대담하게 탈바꿈시켰다. 과거 축구 경기가 펼쳐지던 필드는 입주민 전용의 정갈한 중정형 공유 정원으로 거듭났다. 경기장의 상징적인 사각 스케일과 붉은 벽돌 입면 디자인을 보존하면서, 유리와 스틸로 구성된 현대적 주거 모듈과 유기적으로 결합했다. 역사적 기억의 레이어를 보존하면서 현대적 삶의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적응적 재활용(Adaptive Reuse)’ 건축의 대표적인 사례다. [이미지: Highbury Square]몬트리올 바이오돔(Montreal Biodôme): 스포츠 공간에서 자연 생태문화 공간으로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을 위해 건립된 벨로드롬(Velodrome)은 자전거 경주장이라는 단일 목적에서 벗어나, 단일 목적을 넘어, 미대륙 5대 생태계를 재현한 세계적인 생태·과학 박물관으로 완전히 거듭났다. 프랑스 건축가 로제 타이베르(Rosé Tyber)가 설계한 기존 돔 구조의 거대한 콘크리트 아치 곡선과 웅장한 실내 천장 스케일을 완벽히 유지하며, 내부에는 대대적인 ‘바이오필릭 디자인(Biophilic Design)’을 도입해 자연과 교감하는 공간으로 재창조했다. 이제는 스포츠 시설로서의 기능 대신 관람객들은 경기장 안에서 열대우림, 단풍나무 숲, 하구 생태계, 극지방 등 5가지 생태계를 정교하게 구현한 실내 기후 속에서 오감으로 자연을 체험할 수 있다. 투명한 반전형 곡면 벽과 유기적 동선 설계는 관람객이 공간을 자유롭게 누빌 수 있게 하며, 생태와 문화가 어우러진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이미지: Kanva]도하 스타디움 974(Stadium 974): 해체하고 다시 쓰는 미래형 경기장펜윅 이리바렌 아키텍처(Fenwick Iribarren Architects)가 디자인한 스타디움 974는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을 위해 건설된 세계 최초의 완전 해체 가능한 대형 경기장이다. 이름은 카타르의 국제전화 국가번호이자 사용된 컨테이너 수인 974에서 따왔다. 이 경기장은 재활용 해상 화물 컨테이너와 모듈형 스틸 프레임을 레고 블록처럼 조립해 만들었다. 컨테이너 자체를 화장실, 매점, VIP 룸 등 개별 건축 블록으로 활용해 공사 기간과 자재 투입을 크게 줄였다. 대회가 끝난 후 영구적인 '유령 경기장'으로 남는 대신, 완전히 분해되어 다른 지역에 동일한 규모로 재조립되거나 여러 개의 소규모 체육·문화 시설로 분산 순환될 수 있도록 설계된 차세대 지속가능 건축이다. [이미지: fenwick iribarren architects]헬싱키 올림픽 경기장(Helsinki Olympic Stadium): 경기장과 도시의 경계를 허물다1930년대 북유럽 모더니즘 건축의 정수로 세워진 헬싱키 올림픽 스타디움은 오랜 세월 도시의 역사적 상징물 역할을 해왔다. 2020년에 완성된 대대적 리노베이션은 문화재로 지정된 유려한 흰색 콘크리트 외벽과 상징적인 타워를 그대로 보존하면서, 지하 공간을 확장해 새로운 다목적 공간과 현대적인 스포츠 시설을 더하는 데 집중했다. 암반을 굴착해 만들어진 지하 다목적 체육관, 미디어 센터, 문화 공간은 경기장을 다채로운 문화 거점으로 탈바꿈시켰다. 지상 관중석에는 따뜻한 느낌의 목재 캐노피 지붕을 얹어 비와 햇빛으로부터 관람객을 보호한다. 특히 경기장 외곽 담장을 낮추고 주변 광장을 도심 산책로와 자연스럽게 연결해, 시민들이 언제든 찾아와 쉴 수 있는 365일 열린 도시형 공간으로 거듭났다. [이미지: K2S Architects]런던 풀햄 리버사이드 스탠드(Fulham Riverside Stand): 비경기일 공간의 재정의최근 경기장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는 ‘비경기일(Non-Matchday)’ 활용 활성화이다. 런던 풀햄 FC의 역사 깊은 홈구장 크레이븐 코티지(Craven Cottage)에 새롭게 들어선 리버사이드 스탠드는 세계적인 건축사무소 포스터 앤 파트너스(Foster + Partners)가 참여해 스포츠 시설과 수변 공공 공간, 그리고 고급 호스피탈리티 시설을 어떻게 조화롭게 결합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최신작이다. 이 스탠드는 경기장과 템스강 수변 산책로 사이에 있던 물리적 경계를 완전히 허물었다. 건물 상층부와 강변 면에는 시원한 강 전망을 극대화하는 유리 파사드를 적용했고, 층별로 미슐랭 스타 셰프의 레스토랑, 스카이 바, 루프탑 수영장, 부티크 호텔, 스파 시설 등을 입체적으로 배치했다. 경기 당일에는 열정적인 응원석으로, 경기가 없는 300여 일 동안은 템스강변의 매력적인 휴식 공간이자 라이프스타일의 거점으로 운영된다. [이미지: Populous]LA 소파이 스타디움(SoFi Stadium): 최첨단 스마트 엔터테인먼트 파크2026년 월드컵과 2028년 LA 올림픽의 무대인 소파이 스타디움은 첨단 건축 공학과 정보통신기술(ICT)이 완벽히 융합된 현대적 경기장 건축의 결정판이다. 거대한 투명 ETFE 캐노피 지붕은 캘리포니아의 강한 태양열을 차단하고, 바다에서 불어오는 해풍을 경기장 내부로 자연스럽게 유입시키는 환기 메커니즘을 구현해 에어컨 사용량을 크게 줄였다. 상하 양면에 매달린 7만 평방피트 규모의 4K 오큘러스 비디오 보드는 압도적인 시각 경험을 선사한다. 경기장 단지는 인공 호수 공원, 6,000석 규모의 공연장, 그리고 상업·주거 시설이 결합된 ‘공원형 라이프스타일 콤플렉스’로 설계되어 연중 무휴로 운영된다. [이미지: HKS Architects]에디터 단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