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어바웃 디자인] Reshaping Architecture : 놀이를 품은 건축, 감각을 깨우다 Trend 2026-07-17 Keywords 단비 단비에디터 어바웃디자인 놀이를품은건축 놀이터 공간해석 놀이시설 새로운 문 알도반아이크 공공놀이터 칼테오도르쇠렌센 창의적놀이 창작자아이들 이사무노구치 조각작품 상상력자극 후지유치원 타원형옥상 원형동선 LEGO×Nike 모듈형놀이터 재활용소재 블록 조합 변화하는놀이공간 프란시스케레 수직놀이터 복도공간변화 하늘의초원 아이들에게 건축은 언제나 놀이터였다. 계단을 오르고, 난간을 걷고, 벽을 따라 달리며 의자를 연결해 자신만의 공간을 만든다. 어른에게는 단순한 통로와 가구에 불과한 것이 아이들에게는 가장 흥미로운 놀이로 변한다. 아이들은 공간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을 새롭게 해석한다. 놀이터가 생기긴 했지만, 오랫동안 운동장 한쪽에 놓인 단순한 시설에 머물렀다. 미끄럼틀과 그네, 시소 같은 정해진 놀이기구를 설치해 아이들이 정해진 방식으로만 이용했다. 놀이터는 한정된 놀이시설이 있는 공간이었고, 건축은 그 주변을 계획하는 역할에 머물렀다. 하지만 오늘날 건축은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아이들은 정말 놀이기구에서만 놀까?"이 질문은 놀이터의 개념을 근본적으로 바꾸었다. 계단은 놀이가 되고, 복도는 광장이 되며, 옥상은 운동장이 된다. 건축가는 단순히 놀이기구를 배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놀이가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설계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놀이는 제한된 시설의 반복적 행위가 아니라, 공간과 사람, 상상력이 어우러져 끊임없이 새롭게 만들어지는 살아있는 경험이다. [이미지: Kéré Architecture]도시를 놀이터로 만든 건축가, 알도 반 아이크1947년 당시 놀이터는 모든 아이들에게 자유롭게 열린 공간이 아니었다. 대부분 학교나 공원 내에 제한적으로 조성되어 있었고,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장소도 아니었다. 전쟁 직후 네덜란드 건축가 알도 반 아이크(Aldo van Eyck)는 암스테르담에 첫 공공 놀이터를 설계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그는 도시 곳곳의 남은 공터, 골목, 자투리땅을 아이들의 공간으로 바꾸었고, 약 700여 개의 놀이터를 도시 전역에 세웠다. 그에게 놀이터는 단순한 공원의 부속물이 아니었다. 아이들은 단지 도시의 손님이 아니라, 도시를 함께 만들어가는 주체였다. 그래서 그의 놀이터는 특정 장소에 국한되지 않고 도시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알도 반 아이크는 기능에 따라 도시를 구획하던 근대주의적 사고를 넘어, 건축이 사람들 간의 관계와 활동을 촉진하는 무대여야 한다고 믿었다. 그의 놀이터에는 거대한 놀이기구 대신 모래밭, 철봉, 징검다리와 같은 단순한 요소들이 놓였고, 나머지는 아이들의 상상력과 몸짓으로 채워졌다. 그가 만든 것은 단순한 놀이터를 넘어, 아이들이 도시와 만나고 도시가 아이들을 품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했다. [이미지: Amsterdam City Archive]놀이를 설계하지 않는 놀이터, 칼 테오도르 쇠렌센1943년, 덴마크의 조경건축가 칼 테오도르 쇠렌센(Carl Theodor Sørensen)은 코펜하겐에 엠드럽 정크 플레이그라운드(Emdrup Junk Playground)를 조성했다. 그는 아이들이 완성된 놀이터보다 공사장이나 빈터에서 더 오래, 더 창의적으로 논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래서 새로운 놀이기구 대신 폐목재, 로프, 벽돌, 타이어 같은 재료를 공간에 남겨두었다. 아이들은 그 재료를 이용해 집을 짓고 다리를 놓으며, 공간을 끊임없이 바꿔가며 자신만의 놀이터를 완성했다. 놀이란 누군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스스로 발견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이 되었다. Adventure Playground가 바꾼 것은 단지 공간만이 아니라 놀이의 주체였다. 건축가는 모든 것을 결정하는 사람이 아니라 가능성을 열어주는 존재가 되었고, 아이들은 이용자가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창작자가 되었다. 가장 좋은 놀이터는 가장 많이 설계된 공간이 아닌, 가장 많은 가능성을 품은 공간일지도 모른다. [이미지: junk playgrounds]아름다운 조각이 놀이터로, 이사무 노구치조각가 이사무 노구치(Isamu Noguchi)는 놀이터를 다양한 놀이기구들의 집합이 아닌 하나의 조각 작품으로 바라보았다. 그에게 미끄럼틀은 하나의 조형물이었고, 언덕, 계단, 경사면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조각이었다. 1933년 제안한 Play Mountain은 그네와 시소 대신 계단, 경사로, 바위, 물이 하나의 지형을 이루었고, 아이들은 그 공간을 자유롭게 탐험했다. 그는 조각과 건축, 풍경과 놀이의 경계를 허물며 공간 자체가 곧 놀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 철학은 폐기물을 매립했던 땅을 거대한 풍경으로 바꾸고, 언덕과 조각, 놀이 공간이 끊임없이 어우러진 일본 삿포로의 모에레누마 공원(Moerenuma Park)에서 완성되었다. [이미지: Grimshaw Foundation]건축이 놀이터가 되다, 후지 유치원일본 도쿄의 후지 유치원(Fuji Kindergarten)은 건축 자체가 놀이 공간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테즈카 아키텍츠(Tezuka Architects)는 놀이기구 대신 건물 전체를 하나의 놀이 공간으로 설계했다. 특히 타원형 옥상이 눈에 띈다. 아이들은 끝없이 이어지는 원형 동선을 따라 달리고, 자연스레 만나며 관계를 배운다. 옥상은 운동장이자 산책로이며 매일 새로운 놀이가 탄생하는 공간이다. 또, 교실과 복도의 경계를 최소화해 아이들이 이동하며 배우고 탐험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했다. 채광창을 통해 밑 공간을 바라보고, 빗물이 작은 폭포가 되는 순간에도 건축은 놀이로 승화된다. [이미지: Tezuka Architects] 움직임을 디자인하다, LEGO × Nike중국 상하이 제2중앙초등학교의 모듈형 놀이터는 LEGO와 Nike가 협업해 만든 새로운 운동장이다. 이 프로젝트는 운동장을 단순한 스포츠 공간이 아닌, 아이들이 움직이며 스스로 놀이를 창조하는 플랫폼으로 재해석했다. 바닥에는 약 28만 켤레의 헌 운동화를 재활용한 Nike Grind 소재가 깔렸고, LEGO 브릭에서 영감을 받은 이동식 모듈 블록이 더해졌다. 아이들은 블록을 옮기고 조합하며 새로운 공간을 만들고, 운동장은 완성된 시설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유동적 환경이 된다. LEGO의 조립과 Nike의 움직임 철학이 만나 하나의 놀이 문화를 만들었다. [이미지: Nike]놀이가 건축의 중심이 되다, 프란시스 케레프리츠커상 수상자인 프란시스 케레(Francis Kéré)가 독일 뮌헨공과대학교에 설계한 킨더오즈 앤 데어 TUM(Kinderoase an der TUM)은 현대 수직 놀이터(Vertical Playground)의 대표적 사례다. “Play is the core of this design.”이라는 철학으로 출발해, 좁은 부지를 활용해 다섯 층을 연결하고 원형 계단과 내부 미끄럼틀을 배치해 건물 전체를 하나의 수직 놀이터로 만들었다. 여기서 이동은 단순한 동선이 아니라 놀이가 된다. 계단을 오르는 순간, 복도를 지나가는 순간도 아이들에게 즐거운 놀이 경험이다. 특히 복도 공간은 목적지로 향하는 통로에서 머무르고 만나며 뛰노는 장소로 바뀌었다. 건물 전면의 다층 놀이터는 활동 공간이자 도시와 건물을 연결하는 완충 공간이며, 옥상에 펼쳐진 ‘하늘의 초원(Himmelswiese)’은 또 하나의 놀이 풍경을 제공한다. [이미지: Kéré Architecture]에디터 단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