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또 다른 나 18: 현실에서 우리가 특별해지는 시간 Opinion 2025-06-07 Keywords 스타트업공모 새로운도전 실패 새로움 변화 트루먼쇼 도움닫기 미키17 이상화 이상화에디터 사내 스타트업 공모가 지난주 마감되었다. 첫 문장을 이렇게 시작하니 마치 공모를 잘 마친 듯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못했다. 아이디어 제안부터 팀원 구성까지 나름 고군분투했지만 결국 공모를 신청하지 못하면서 아쉬움이 남았다. 1개월 전 제안받은 사내 스타트업 공모는 기업이 신사업 발굴을 위해 그룹사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이다. 프로젝트는 최대 5명이 팀을 이루어 참가할 수 있으며, 서류심사, 워크샵과 팀빌딩을 거쳐 상위 10개 팀을 선발한다. 현재까지 40개 팀이 창업에 성공하여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단순한 창업 지원을 넘어 새로운 성장 방정식을 찾기 위한 도전의 장이라 할 수 있다.나는 사내 스타트업 지원에 AGV(무인운반로봇) 주차 시스템을 제안받아 이를 기반으로 스페이스 라운지와 연결된 여러 아이디어를 구상했다. 그리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시스템과 운영 방식으로 스페이스 이노베이션을 구상해 나갔다. 이 시스템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었으며, 주차장 바닥면을 사용하는 기존 시스템이 가진 문제점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공모 제출에 필요한 니즈, 솔루션, 비즈니스 모델 등 필요한 내용들을 채워 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꼭 필요한 관련 기술 정보와 전문 인력을 짧은 기간에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결국, 팀에 필요한 장비 및 엔지니어 전문가를 찾지 못해 다음 기회를 기약해야 했다. 이것이 실패한 데에는 짧은 준비 기간과 부족한 인적 네트워크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사실은, 현실에 안주하고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길 두려워하는 마음이 더 크게 작용했던 것 같다. 새로운 도전 앞에서 실패를 걱정하며 움츠러들어 안정적인 현재를 지키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여러 가능성이 존재하는 세상에서 현실이라는 정해진 길만 가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 스스로 되돌아보게 했다. 영화 '트루먼쇼' 주인공처럼, 의심하고 밖으로 나가보지 않으면 진실을 알 수 없는데도 그렇게 행동하지 못한 것 같다. 변화는 우연한 기회로 찾아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뒤에는 익숙한 현실을 넘어서는 용기와 함께 그에 상응하는 노력과 준비가 필요하다.자신이 좋아하는 취미로 시작한 팬덤 커뮤니티가 신뢰를 쌓아 전문적인 콘텐츠로 발전하고 온라인 스토어로 성장한 사례, 오프라인 종이 전단지를 앱으로 구상하고 B급 감성의 마케팅과 슬로건으로 소비자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남기며 근면함으로 끊임없이 투자해 플랫폼을 구축한 이야기, 오디션에 수십 번 떨어지고 데뷔 후에도 성공하지 못하고 야유와 질타를 받기도 하지만 자신의 장르를 만들고 작사와 작곡 등 음악에 대해 깊게 고민하며 가수로 성장한 과정, 촬영에 들어가기 전 장면 하나하나의 콘티를 직접 만들어 완벽에 가까운 준비를 하고 캐릭터와 장면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배우들과 소통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감독의 스토리가 있다. 이 모든 스토리는 단순히 주어진 현실에 머무르지 않고 도움닫기로 새로움을 향해 나아간 결과이다. 변화란 현실에 단단히 두 발을 붙이고 익숙함에 안주하고 있을 때 찾아오지 않는다. 오히려 창의성과 새로움은 중력에서 벗어나 하늘에 떠 있는 구름과 같아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공중으로 도움닫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내 안에 잠재된 또 다른 가능성을 찾아보는 것이다. 어쩌면 그건 내 안에 숨겨진 또 다른 '나', 즉 새로움과 마주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마치 봉준호가 각본과 감독을 맡은 영화 '미키 17'에서 주인공 미키 반스가 미키 18을 통해 변화를 맞이하는 것처럼 말이다.영화 '미키 17'에서 주인공 미키 반스는 개척지인 행성 니플하임에서 생체실험과 위험한 임무를 감수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는 죽으면 생체 프린터로 복제되는 '익스펜더블'로서의 삶을 순응한다. 그렇게 미키 17이 복제되어 17번째 삶을 살고 있을 때, 예상치 못한 사고로 자신이 죽지 않았음에도 또 다른 자신, 미키 18이 만들어진다. 그러면서 1명만 존재해야 하는 익스펜더블 규칙을 어기게 되고, 다시 복제되지 않는 진짜 죽음을 맞이할 위기를 겪게 된다. 하지만 미키 18의 등장은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한다. 죽음과 고통에 무감각하고 하찮음에 매몰된 삶을 살아가던 미키 17에게 변화가 찾아온 것이다. 미키 18의 존재를 통해 미키 17은 자신이 규정해 온 내면의 한계와 무기력을 극복하고 익숙한 현실에 맞설 용기를 얻는다. 우리 역시도 그처럼 현실에 안주하는 대신, 미키 18을 통해 내 안에 잠재된 자아를 발견하고 억눌린 본능과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필요하다. 현실에 맞서 분노하고 주도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트루먼 쇼’에서 바다로 나가면 죽게 된다는 경계와 금기를 깨고 나아가는 것처럼, '미키 17'에서 미키 18이 근본적인 성찰과 성장의 계기가 되었던 것처럼 우리는 현실에서 도움닫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 현실의 클리셰를 벗어나 새로운 나를 찾는 것이다. 나에게 이번 사내 스타트업 공모는 어쩌면 예상된 실패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것은 현실이라는 익숙함에 안주하려 했던 내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고, 현실에서의 도움닫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나는 다시 익숙한 '현실'이라는 지면에서 힘껏 박차고 올라, 하늘 위로 도움닫기를 해보려 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현실에서 도움닫기를 하여 새로운 자신과 가능성을 만나기를 응원한다. [이미지 출처: Pinterest] 에디터 이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