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어바웃 디자인] 국회의사당 디자인에 담긴 국가의 정체성 Trend 2025-05-12 Keywords 단비 단비에디터 어바웃디자인 국회의사당 본회의장 정체성 반원형 Semicircle 원형 Circle 대향형 Opposite 편자형 Horseshoe 프랑스국회의사당 베를린국회의사당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회 영국국회의사당 오스트레일리아국회의사당 방글라데시국회의사당 민주주의가 시작된 고대 그리스 아테네의 아고라(Agora)는 열린 토론의 광장이었다. 근대국가 형성 이후에는 국회의사당이 국가의 중대사를 결정하는 입법 민주주의 현장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역사의 전환기 세계 여러 나라들은 국가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상징으로 국회의사당을 건축하였다. 우리나라는 지금은 철거한 옛 일본 총독부 청사에 있던 국회를 신축하기로 결정한다. 처음 예정지였던 남산이 무산되고 여러 우여곡절을 거쳐 1975년 여의도에 준공하여 사용하고 있다. 본회의장은 의장석을 중심으로 반원형(Semicircle)의 디자인을 사용했다.193개 유엔 회원국은 모두 국회를 가지고 있으며 여기에는 입법을 위한 본회의장이 있다. 본회의장은 일반적으로 반원형(Semicircle), 원형(Circle), 대향형(Opposite), 편자형(Horseshoe)의 디자인을 사용하고 있다. 이것은 국가의 정치 문화가 건축에 어떻게 형성되고 표현되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예시이기도 하다. 이번 글에서는 국가와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사당 건축들에 대해 살펴본다.프랑스 국회의사당, 앙피르 양식 + 반원형 디자인프랑스 혁명으로 현대 민주주의의 바탕이 된 프랑스 의회는 1789년부터 부르봉 궁전(Palais Bourbon)을 국회의사당(National Assembly, France)으로 사용하고 있다. 화려한 바로크 양식의 궁전은 1804년 나폴레옹 1세가 즉위하고 12개의 기둥과 삼각 지붕의 페디먼트를 더해 합리성과 비례를 강조하는 앙피르 양식으로 변화한다. 내부는 국회의 의사결정에 필요한 반원형(Semicircle)의 본회의장을 더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반원형의 레이아웃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신고전주의 디자인으로 프랑스 혁명으로 탄생한 국회와 민주주의를 상징한다. 19세기에 새로 형성된 유럽의 국가들이 많이 채택하고 있는 반원형 디자인은 국회의원들을 하나로 융합하고 정당간 합의를 촉진하는데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프랑스 의회는 상원은 뤽상부르 궁전을 하원은 부르봉 궁전을 사용하고 있다. 프랑스 하원의 수는 577명으로 연단을 기준으로 반원의 좌측은 좌파정당 국회의원이 우측은 우파정당 국회의원이 좌석한다. 본회의장의 연단 뒤에는 라파엘로가 그린 ‘아테네 학당’이 태피스트리로 걸려있다. [이미지 출처: Assemblée nationale] 베를린 국회의사당, 신고전주의 바로크 양식 + 원형 디자인독일 베를린 국회의사당(Reichstag Building, Berlin)은 독일의 회복력과 민주주의에 대한 헌신을 보여주는 상징적 건축이다. 1894년 건립된 독일의 첫 의사당은 화려하고 육중한 신고전주의 바로크 양식이었다. 1933년 국회의사당 방화 사건, 2차 세계대전에서 포격과 1942년 독일의 분단을 거치면서 사용되지 않다가 1990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수도가 다시 베를린으로 복귀하면서 통일 독일의 국회의사당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리고 1992년 의사당 건립 논의에서 신축이 아닌 기존 건축의 원형을 유지한 채 대대적인 보수를 거쳐 지금의 모습으로 변신한다. 영국의 건축가 노먼 포스터(Norman Foster)는 권위적인 고전주의 건축 위에 '투명한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직경 40m, 높이 23.5m의 투명 유리 돔을 올려 과거와 현재를 연결시켰다. 시민 아래 위치해 봉사한다는 의회 정신을 설계에 반영해 방문객들이 유리 경사로를 따라 돔 지붕으로 오르며 본회의장의 모습을 아래로 내려다보이게 했다. 본회의장은 민주적 평등을 상징하는 원형(Circle)의 디자인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전 세계에 9개만 있는 희귀한 디자인이다.영국의 건축가 노먼 포스터(Norman Foster)는 베를린 국회의사당을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하면서 유리 돔을 통해 안을 훤히 들여다보게 바꾸었다. 민주주의 희망을 건축한 그는 국회의사당이 완공된 1999년 프리츠커상을 수상했다. [이미지 출처: Berlin.de]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의회, 원형 디자인독일 뒤셀도르프의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의회(Landtag of North Rhine-Westphalia)는 외관과 본회의장에 원형(Circle) 디자인을 사용하였다. 독일 건축가 프리츠 엘러(Fritz Eller)는 주의회를 원형으로 배치시킨 구조주의 디자인을 구현했다. 여러 개의 원이 시계처럼 맞물려 연결된 원형의 디자인은 뒤셀도르프 항구와 어우러져 경관을 만든다. 원형의 본회의장을 중심으로 의회와 의원, 행정부에 필요한 공간이 위성처럼 연결되어 있다. 의원들은 회의장까지 짧은 거리로 이동할 수 있고 다양한 교류를 원활하게 할 수 있게 한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의회의 개방적이고 현대적인 디자인은 기능성과 함께 240도의 파노라마 스크린인 그랜드 스탠드를 배치해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였다.1988년 오픈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의회(Landtag of North Rhine-Westphalia)는 정당 수가 많아지고 방문객 수가 크게 증가하면서 프리츠 엘러의 원형 디자인을 기초로 증축을 준비중이다. [이미지 출처: Landtag.nrw.de]영국 국회의사당, 네오 고딕 양식 + 대향형 디자인웨스트민스터 궁전에 위치한 영국 국회의사당(Houses of Parliament London)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중 하나로 꼽힌다. 1060년대에 완공되어 약 500년 동안 국왕의 거주지로 쓰이다가 의사당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궁전의 외관은 1834년에 발생한 대형 화재로 파괴되어 재건되면서 웅장한 네오 고딕 양식으로 바뀌었다. 중앙 홀을 기준으로 남쪽은 상원, 북쪽은 하원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본회의장은 두 정당이 서로 마주보고 앉는 대향형(Opposite) 디자인으로 되어 있다. 다른 의사당과 상반된 모습을 하고 있는 대향형 레이아웃은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킨다. 대향형 디자인의 역사는 13세기 영국 왕이 처음으로 의회를 소집한 세인트 스티븐 예배당(St. Stephen’s Chapel)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영국과 관계가 있는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인도에서 사용하고 있다.영국 국회의사당(Houses of Parliament London)의 본회의장은 의장석을 중심으로 오른쪽은 집권당, 왼쪽은 야당이 앉는 게 관행이지만 지정좌석제는 아니다. 칼이 닿을 수 없는 거리만큼 공간을 띄어 놓은 소드 라인(Sword Line)을 기준으로 5줄의 좌석이 마주보게 놓여 있다. [이미지 출처: Parliament.uk]오스트레일리아 국회의사당, X자 디자인 + 편자형 디자인오스트레일리아의 수도 캔버라 캐피털 힐(Capitol Hill)에 위치한 국회의사당(Parliament of Australia)은 도시의 랜드마크이다. 건축가 로말도 귀골라(Romaldo Giurgola)는 주변 자연환경과 통합시켜 언덕 아래 묻힌 듯 건축물을 낮게 배치하고 지붕을 잔디로 덮어 사람들이 걸을 수 있게 했다. X자 디자인에 양편으로 하원과 상원을 배치시켜 조화로운 날개 짓으로 함께 날아오르는 의미를 담았다. 건물의 중심에는 81m 높이의 대형 깃대를 설치해 국가의 상징성을 강조하고 도시 전체에서 볼 수 있게 했다. 본회의장의 디자인은 반원형(Semicircle)과 대향형(Opposite) 두가지를 합쳐 놓은 편자형(Horseshoe)으로 하원은 유칼립투스 잎의 녹색, 상원은 레드 오크의 붉은색을 적용했다. 편자형(Horseshoe) 디자인은 호주, 말레이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영연방 국가에서 많이 사용한다.방글라데시 국회의사당, 모더니즘 디자인 + 편자형 디자인자티야 상사드 바반(Jatiya Sangsad Bhaban)으로 불리는 방글라데시 국회의사당(Bangladesh Parliament)은 미국의 유명한 건축가 루이스 칸(Louis Khan)의 디자인이다. 퍼즐을 연상시키듯 사각형, 삼각형, 원형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건축은 루이스 칸 최고의 작품으로 꼽힌다. 건축가는 독립 신생국과 빈민국의 의사당 건축에 '기하 형태 공간'과 '빛과 그림자'의 건축 컨셉을 적절하게 결합시켰다. 방글라데시 국회의사당은 인공호수 위에 명상, 철학, 사유의 건축으로 세워졌다. 16각형의 본회의장을 중심축으로 사무동과 부속동이 방사형으로 배치시키고 별도의 창을 내지 않고 모양을 덧대면서 나온 틈으로 내부로 빛이 들어오게 했다. 벵골만의 지역 풍토와 연계해 호수가 건물을 자연 냉각되게 하고 거친 콘크리트와 대리석을 조합시켜 독특한 조형의 모더니즘을 구현했다. 본회의장은 편자형(Horseshoe) 디자인에 8각의 인테리어를 적용해 신비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방글라데시 국회의사당(Bangladesh Parliament)은 1959년 설계를 시작하여 1982년 완성시키면서 방글라데시의 독립, 자유, 지속을 상징하는 불멸의 디자인으로 평가받는다. 물을 제외하고 이렇다 할 자원도 산업도 없는 농업지역인 벵골만을 건축가 루이스 칸은 이것을 유산인 ‘고요한 오아시스에 떠 있는 빛의 조각’으로 디자인했다. [이미지 출처: Parliament.gov.bd]에디터 단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