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아르카나 식스오브컵: 과거에서 찾는 나의 새로운 가치 Opinion 2025-04-01 Keywords 마이너아르카나 MinorArcana 식스오브컵 SixOfCups 과거로부터의선물 어릴적꿈 상상과동심 베르나르베르베르 BernardWerber 개미 축적의시간 숙성단계 버전Q 이상화 이상화에디터 타로카드의 마이너 아르카나(Minor Arcana) 식스오브컵(Six of Cups)은 과거로부터의 선물을 의미한다. 카드 속 여섯 개의 컵에는 꽃이 담겨 있고 두명의 아이가 꽃의 향기를 맡으며 상대에게 꽃을 건네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기억에 머물러 있던 과거의 경험과 순수한 감정을 추억하게 하면서 현재와 미래를 더욱 의미 있게 살게 한다.몇일 전 식사를 하며 후배와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는 자기가 하는 일에 걱정이 많아 보였다. 2년전 다양한 업무를 배우고 싶어 새로운 부서로 옮겼지만 기대했던 것만큼 비전이 보이지 않아 고민이 많다고 했다. 후배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 이쪽에 관심이 많지만 쉽지 않다며 걱정 섞인 대답이 돌아왔다. 나는 최근 감명 깊게 읽은 ‘베르나르 씨, 오늘은 뭘 쓰세요?’의 내용을 들려주는 것으로 이야기를 대신했다. 세상에 직업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 일하게 되면서 원하는 만큼 커리어가 쌓이지 않는다. 지금의 경력을 가지고 이직하는 것도 나가 원하는 연봉을 받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현실에서 답이 보이지 않는다면 잠시 잊고 어릴 적 꿈꾸었던 상상과 동심으로 돌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나는 베르나르 베르베르(Bernard Werber)의 장편 소설 ‘개미’를 읽고 그를 개미를 전공한 곤충학자인 천재 작가가 쓴 것으로 치부했었다. 그러나 그의 인생과 소설 쓰기의 모든 것이 담겨 있는 그의 자서전을 읽게 되면서 나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천재 작가로 보이는 그의 직업 역시 눈앞에서 반짝이며 기다리고 있거나 갑자기 땅에 떨어지듯 나타난 것이 아닌 그가 어릴 적부터 끈질기게 이어온 축적의 시간을 거쳐 탄생한 결과였다.그의 개미에 대한 여정은 어린시절로 거슬러 돌아간다. 일곱 살 때 처음 두꺼운 ‘단추전쟁’을 읽으며 어른들의 눈높이에서는 보이지 않는 세계로의 탐험을 시작한다. 여덟 살에 쓴 ‘벼룩의 추억’은 벼룩을 일인칭시점으로 인간의 머리까지 도달하는 대장정을 담고 있다. 양말을 빠져나와 바지 속 세상으로 들어간 벼룩은 배꼽과 귀바퀴에 빠지고 인간의 손가락에 추격을 받으며 머릿니와 조우하고 목적지인 머리에 도달한다. 그는 정원에 나와 딸기나무와 토마토 묘목 사이를 오가는 개미를 온종일 관찰하고 개미 몇 마리를 잡아 유리병에 담아 기르면서 ‘개미’ 이야기의 첫번째 버전을 쓰게 된다. 그가 이야기의 주제로 개미를 선택한 이유는 단순했다. 그는 물고기, 거북이, 햄스터를 길렀고 집 주변에 도마뱀과 두꺼비가 살았지만 개미가 유일하게 군집생활을 하고 다가가도 달아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미는 그에 딱 맞는 선택이었다.대학교 때는 개미 전문 곤충학자들에게 세 마리의 여왕개미와 2천 마리 가량의 개미가 사는 개미집을 선물 받아 이것을 숙소 공용 화장실 욕조 안에 들여 놓고 관찰했다. 스위치를 켰다 끄며 개미 도시의 낮과 밤을 바꾸고, 온도를 높이고 내리고 비가 내리게 하며 개미를 등장인물로 소설 쓰기에 매진했다. 그리고 눈이 휙 돌아가게 하는 아이디어를 찾아 뉴스 경연대회의 기획 취재에 접수하면서 코트디부아르에 서식하는 마냥개미를 심층 취재하는 기회를 얻기도 했다. 지역 신문 인턴을 거쳐 파리에서 소규모 잡지와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다시 쓰기를 반복하던 ‘개미’도 숙성 단계에 이르게 된다. 마침내 대형 주간지에 자신의 이름으로 네면의 개미 기사가 실리면서 한 출판사로부터 책을 만들어 보면 어떻겠나는 제안을 받을 수 있었다. ‘독자들이 개미에 관심 없어 할거야’ 하는 주변의 평가가 있었지만 그는 개작과 편집을 거듭한 끝에 8년 후인 1991년 ‘개미’를 출간하며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다.베르나르는 18세의 나이에 개미를 소재로 소설을 써야겠다 결심하고 발표까지 12년이 걸렸다. 그리고 파리에 있는 여러 출판사에 원고를 보내고나서 개미를 책으로 만드는데 허락을 받기까지 6년을 기다려야 했다. 그는 글의 형식보다 글의 내용을 중요하게 여기고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기 보다 강점을 극대화하는 쪽을 선택했는데 이것이 결과적으로 그의 인생 최대의 행운이 되었다. 그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자신만의 독창적인 관점을 개발하면서 신기하고 놀라운 이야기에 몰입하며 개미의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그의 글쓰기 루틴이다. 어렸을 적부터 그는 매일매일 규칙적으로 글을 썼으며 ‘개미’를 소설로 완성하고서도 버전 Q까지 고쳐 쓰는 수고를 피하지 않았다. 그를 마냥 곤충학자나 천재 작가로 부를 수 없는 것은 그가 어릴 적부터 꿈꾸고 키워온 관심과 습관이 아닐까 생각한다. 만약 새로운 직업을 찾고 있다면 그리고 자신의 일에 전문성을 갖추고 싶다면 자신의 과거와 경험에서 그 답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각자가 꿈을 꾸었던 과거에서 아르카나 즉 비밀의 답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이윤과 실리를 따지지 않는 동심으로 돌아가 내가 하고 싶었던 일 그리고 열정을 가졌던 일의 처음으로 돌아보면 좋을 것 같다. [이미지 출처: Geoff McFetridge]에디터 이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