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고도 다른 느낌의 집 Trend 2024-11-09 Keywords 아파트 분양가 공사비 원자재가격급등 인건비상승 내집짓기 좋은건축 사람이머물고생활하는공간 잘맞는옷 한몸인건축 창의력 태어나가장먼저입는옷 이상화 이상화에디터 올해 9월말 기준으로 서울 민간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4416만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약 38.01% 오른 수치다. 청약시장의 열기 또한 갈수록 뜨겁다. 서울에서 분양한 단지의 청약 경쟁률은 1순위 평균 155대 1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시세 차익 기대감과 함께 분양가 상승과 공급량 감소로 ‘지금이 아니면 늦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나타난 결과이다. 이처럼 분양가가 급격하게 오른 배경에는 공사비 상승이 자리하고 있지만 앞으로 공사비와 분양가는 쉽게 내리지는 않을 것 같다.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급등과 인건비 상승에도 불구하고 내 집 짓기의 꿈과 도전은 변함이 없는 것 같다. 정말 우연히 그리고 운명처럼 자신의 집과 만나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볼 수가 있다. 서울에서 아파트 청약에 도전했지만 계속된 낙첨과 아파트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구도심의 작고 모난 땅을 구입해 가족과 반려동물을 위한 협소주택을 짓기도 하고, 막연하게 나이가 들면 고향에 살기로 했던 부부가 아이가 태어나자 계획을 앞당겨 유튜브로 건축을 배워 가족의 보금자리를 직접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결혼하여 10년 정도 살 줄 알았던 첫 집이 주인집의 변심으로 하루 아침에 나가게 된 어처구니없는 상황에서 한 시골집을 사서 직접 고치는가 하면, 첫 해외여행에서 느꼈던 여행의 설렘과 그곳의 고즈넉함에 반해 구옥을 구해 집을 새로 꾸미기도 한다. 세상에는 좋기만 한 약은 없듯 내 집 짓기는 좋은 것이 있는 만큼 힘든 일로 가득하다. 비용 문제부터 땅의 선택, 시공업체 등 잘못하면 처음 가슴에 품었던 꿈은 사라지고 이내 집으로 고통을 받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로운 육아와 전원생활의 낭만이 있는 주택에서의 삶은 포기할 수 없는 것임에 분명하다. 좋은 건축이란 미적으로 아름다우면서 쓰임에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 결국 건축은 사람이 머물고 생활하는 공간으로 옷과 같이 우리와 한 몸이 될 수 있어야 한다.우리의 건축은 옷과 마찬가지로 창의력에 기반하여 만들어지고 발전해 왔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 옷은 지역과 나라마다 다르고 전통에 따라 다르게 변화했다. 그리고 이것은 아름다움인 미학과 실용적인 기능의 상반된 개념을 가지게 된다. 영화 상의원에서처럼 궁에는 왕실의 옷을 전담해 만드는 기관을 두어 최고의 장인의 손을 거치며 옷에 아름다운 예술미가 더해진다. 그러나 조선시대 기록을 보면 평범한 사람들의 경우 옷을 집에서 손수 만들어 입었고 한번 만든 옷은 대물림해서 입어야 했다. 대량으로 만들어지고 판매되는 기성품이 아닌 각자가 만들어 입게 되면서 여기에는 많은 변수가 있었을 것이다. 스탠다드가 있는 것도 도안에 맞춰 만드는 것이 아니기에 옷은 만드는 사람의 실력과 생각에 따라 달랐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한국적인 정서를 우리의 옷에 더했을 것이다.뚜렷한 사계절로 인해 견디기 어려울 만큼 춥고 더운 날씨와, 척박하고 협소한 땅에서 이모작을 하고 논두렁에는 콩을 심고, 산과 바다에서 나는 것들로 못 먹는 것도 다 반찬으로 만드는 지혜가 더해졌을 것이다. ‘이봐, 해보기나 했어?’하며 힘든 일이나 현실의 벽 앞에서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강한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라며 자신이 처한 현실을 버티고 버텨 냈을 것이다. 그리고 부지런하고 열심히 일하는 것으로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위기 앞에서는 하나로 뭉치는 놀라운 단결력으로 임기응변했을 것이다. 우리와 한 몸인 건축, 우리의 집짓기는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지어져 한다. 우리의 건축이 멋을 내는 도구가 아닌 자신을 표현하는 가장 친밀하고 직관적인 경험이 더해져야 하는 것이다. 건축은 우리가 태어나 가장 먼저 입는 옷이다. 다양한 집짓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잘 맞는 옷과 같이 한 몸이 되는 건축을 찾기를 기대해 본다. [이미지 출처: STAYFOLIO 홈페이지] 에디터 이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