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어바웃 디자인] 바람을 닮은 건축: 도약, 공생, 절정 그리고 지혜 Trend 2024-09-16 Keywords 단비 단비에디터 어바웃디자인 바람 초고층빌딩 공생 지속가능성 장마리치바우문화센터 JeanMarieTjibaouCulturalCentre 렌조피아노 RenzoPiano 바람의건축가 이타미준 ItamiJun 제주풍 뮤지엄 삼부이치히로시 HiroshiSambuichi 나오시마홀 NaoshimaHall 바람이지나가는건축 바람을 거스르는 도약, 초고층 빌딩추석이 되어도 무더위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폭염주의보가 발효중인 가운데 당분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체감온도가 30도 넘게 유지될 전망이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그립기만 하다. 바람은 물처럼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직접 느낄 수 있는 바람은 빛과 함께 건축에서 쾌적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건축은 바람을 읽어낸 결과물인 것이다. 철골구조, 커튼 월, 엘리베이터로 구성되는 현대 고층빌딩은19세기 미국 시카고의 건축가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산업혁명에 따른 기술혁신으로 고층빌딩에 필요한 새로운 재료와 장치들이 개발됐고, 급격한 도시화와 인구 유입으로 새로운 방식의 건축물이 필요했다. 건축가 윌리엄 레 바론 제니(William Le Baron Jenny)에 의해 철골구조와 커튼 월이 개발되면서 외벽의 창문은 크고 내부 공간을 넓게 만들 수 있게 된다. 이것이 발전하며 대도시는 초고층 빌딩의 경연장이 된다.초고층 빌딩의 설계에서 최대 고려 사항은 바람이다. 높이 300m급 이상의 빌딩은 지진보다 바람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건물 전체가 받는 풍압이 지상 10m를 기준으로 볼 때 지상 100m에서 3배가 되고 지상 500m에서는 태풍급 강풍이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건축가는 바람이 건물을 통과하게 하거나, 나선형 형태를 취하게 하는 등 여러 공학적 기술들이 동원되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풍력터빈을 달아 빌딩풍을 건물의 에너지로 이용하기도 한다. 첨단 건축공법이 총망라한 초고층 빌딩, 그중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Burj Khalifa)’로 인간이 쌓을 수 있는 한계치 800m를 넘어선 828m(162층)다. 이는 뉴욕의 상징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두 개를 쌓아 올린 것보다 높다. 부르즈 칼리파는 바람을 견디는 메가 칼럼 시스템(Mega Column System)과 함께 바람에 잘 적응하는 대나무 마디의 원리가 적용됐다. [이미지 출처: great-towers.com 홈페이지]토속건축 자연건축과의 공생, 장마리 치바우 문화센터 호주 동쪽 누메아에는 장마리 치바우 문화센터(Jean-Marie Tjibaou Cultural Centre)가 있다. 이탈리아 건축가 렌조 피아노(Renzo Piano)가 설계한 이 건물은 ‘카즈’(Case, 오두막)라 불리는 크기가 다른 세 종류의 건물 10채가 가파른 대지 남쪽 사면에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일렬로 서 있다. 낮은 것은 20m, 높은 것은 28m의 건물은 파인애플의 위를 비스듬히 잘라낸 듯한 형상의 경사 지붕에 타원형 유리 지붕을 얹고 열고 닫을 수 있는 환기 커버를 붙여 복사열을 피할 수 있게 했다.카낙 사람들의 전통 카즈는 천장이 높아 시원한 공기를 관통시켜 더위를 해결했는데, 장마리 치바우 문화센터는 이렇게 카낙 사람들이 바람을 대하는 지혜를 현대적으로 해석했다. 외형은 카낙의 건축 기술을 참조하면서 구조를 시속 230㎞인 사이클론에 견디게 만들었다. 거대한 바구니 모양 안에는 곡선의 바깥쪽과 수직의 안쪽을 접합시켜 한 쌍의 기둥으로 만들어 원형으로 배열했다. 기둥들을 수직 방향의 브레이스(Brace) 골조와 벨트 트러스(belt truss)로 묶어 전체를 입체적인 셸 구조로 만들면서 회전하거나 일그러지지 않게 했다. 내부는 햇빛과 풍우에 내구성과 흰개미를 막는 효과가 탁월한 이로코(Iroko) 나무에 알로카리아 아교를 넣어 만든 합성 목재판을 가로로 조밀하게 배열했다. 재료를 겹쳐 쌓으며 층을 이루는 전통방식을 설계에 활용한 것이다. 이는 공조를 기계에 의존하지 않고 자연 환기로 실내를 쾌적하게 유지할 수 있게 했다. 건축의 외벽을 두 켜로 만들어 켜와 켜 사이에 공기가 자유롭게 순환시켜 자연 환기 장치를 만들었다. 바깥쪽은 바다에서 불어오는 계절풍 바람을 활용하도록 루버 밑은 조밀하게 위는 느슨하게 만들고, 햇빛을 조절해 방에 그늘과 신선한 공기가 들어오게 열리고 닫히는 가동 루버를 설치했다. 렌조 피아노(Renzo Piano)는 지방 고유의 자원을 개발하고 이국적인 분위기를 보존하고자 공생의 방식으로 티바우 문화센터를 디자인했다. 사회적, 자연적, 기술적 측면을 바탕으로 토속건축을 지속가능성의 미학으로 발전시키면서 티바우 문화센터는 1998년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수상한다. [이미지 출처: au.newcaledonia.travel 홈페이지] 바람을 느끼는 절정의 건축, 풍(風) 뮤지엄바람은 모든 것의 근원으로 자연을 대표한다. ‘바람의 건축가’ 이타미 준(ITAMI JUN, 1937~2011)의 말이다. 이타미 준에게 제주도는 제2의 고향으로 바다 즉 살아있는 자연의 힘인 바람은 그의 작업에 모토이다. 이타미 준은 건축에 시간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 자연 재료를 주로 사용했다. 자연의 힘을 거스르지 않는 특히 조형은 바람을 절대로 거스르지 않아야 하며, 건축의 지역성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시간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색이 흉하지 않게 변하지 않는 재료는 건물과 기묘하게 어우러져 기품이 느껴진다. 충남 아산의 온양 미술관의 벽돌은 그 지역의 향토 흙으로 빚었고, 제주의 포도 호텔 지붕은 제주 지역 전통 민가의 오랜 풍습인 '오름' 형태를 사용했고, 풍 박물관은 목재 사이의 틈으로 바람이 들어오도록 해 여백을 내주었다. 그에게 건축은 바람이며, 시적 언어이며, 유한의 시간이다. 풍(風) 뮤지엄은 제주의 바람을 소리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관람객들은 긴 복도를 천천히 걷거나 앉아 목재 건축의 틈 사이로 통과하는 바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미지 출처: waterwindstonemuseum.co.kr홈페이지]바람이 만드는 릴레이, 나오시마 홀 산골짜기에서 바다를 향해 바둑판처럼 줄지어 남북으로 대청마루를 설치하고 그 앞에는 정원을 두었다. 바람은 정원에서 대청마루를 지나 공간 안으로 바람이 지나가면 그 바람이 다음 집으로 통과하며 바람의 릴레이를 이어간다. 이것은 더운 여름 물 위를 통과한 시원한 공기가 북쪽으로 흘러가게 하는 나오시마 선조들의 지혜이다.이것은 건축가 삼부이치 히로시(Hiroshi Sambuichi)가 설계한 나오시마 홀(Naoshima Hall)로 ‘바람이 지나가는 건축’이다. 나오시마 홀은 혼무라 지구의 오래된 가옥의 구조와 배치를 디자인으로 채용하면서 거대한 설치 작품처럼 보인다. 건축의 1/2가 땅에 뭍이게 하면서 바닥면에 공기가 통하는 길을 만들어 여름에는 차가워지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데워진 공기가 건물 안으로 들어온다. 이리모야 형식의 지붕에는 남북 방향으로 뚫린 삼각형의 개구부를 만들어 남쪽에서 들어온 바람이 압력차로 실내 공기가 자연스럽게 지붕으로 빠져나가게 했다. 인구 4천명이 채 안 되는 작은 섬, 나오시마는 섬 전체가 미술관이다. 나오시마 혼무라 지역 초입에 위치한 나오시마 홀은 지역 주민들을 위한 커뮤니티 홀이자 공연장으로 행사가 있을 때는 모든 문을 열어 바람이 순환하는 공간으로 설계했다. [이미지 출처: town.naoshima.lg.jp홈페이지]에디터 단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