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어바웃 디자인] 물에 더해진 건축: 피난처, 꿈, 비일상 그리고 동적 공간 Trend 2024-09-02 Keywords 단비 단비에디터 어바웃디자인 물 베니스 베니스비엔날레 수영장 데이비드호크니 DavidHockney SPLASH시리즈 안도다다오 물의교회 모쉐사프디 MosheSafdie 레인보텍스 RainVortex 물 위의 건축, 베니스 물은 여러가지로 건축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물은 바라보는 대상인 동시에 넘을 수 없는 경계이기도 하다. 호수와 폭포처럼 휴식과 역동성을 부여하기도 하고 채움과 비침으로 건축에 변화와 완성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렇듯 건축에서 물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 할 수 있다. 물 하면 떠오르는 건축은 베니스다. 바다 위의 도시로 불리는 베니스는 라군의 피난처로 만들어져 확장하면서 지금의 독특한 물 위의 건축과 함께 이동수단인 수로를 가지게 되었다. 120여 개의 도시의 섬과 수로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어, 베니스의 역사적 유산을 보존하는 동시에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찾고 있다. 이에 걸맞게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트렌디한 아트 비엔날레’가 역동으로 가득한 도시 베니스에서 열린다. 올해로 60회를 맞이하는 ‘2024 베니스 비엔날레(La Biennale di Venezia)’는 동시대를 사는 전 세계 작가들의 각축장인 ‘미술계의 올림픽’으로 불린다. 아트 비엔날레는 매회 선임된 예술감독이 주관하는 ‘본 전시’ 외에 ‘국가관’ 전시 그리고 비엔날레가 공인한 30개의 병행전시가 함께 열리면서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2024 베니스 아트 비엔날레는 아드리아노 페드로사(Adriano Pedrosa)가 큐레이팅한 ‘외국인은 어디에나 있다(Foreigners Everywhere/Stranieri Ovunque)’를 주제로 11월 24일까지 7개월 동안 진행된다. 자르디니(Giardini) 전시가 진행중인 센트럴 파빌리온의 외벽에는 화려한 벽화가 더해졌다. [이미지 출처: conciergeconsulting.it, labiennale.org 홈페이지]꿈이 깃든 유혹적인 장소, 수영장 호텔을 선택할 때 가장 선호하는 시설이 무엇이냐는 설문에 절반이 수영장을 꼽을 정도로 호텔에서 수영장의 인기는 대단하다. 호텔 수영장을 마케팅에 활용하기 위한 경쟁만큼 이들이 추구하는 컨셉과 디자인 역시 다양하다. 수영장 표면을 주변의 풍광이 반사되게 하여 자연 한가운데 있는 기분을 느끼게 하고, 젠가 한조각을 바깥으로 밀어 낸 듯 옥상을 아찔한 수영장으로 만들기도 하며, 수영장을 투명한 형태로 만들어 하늘을 헤엄치는 기분을 느끼게도 한다. 리처드 노이트라, 르 코르뷔지에, 미스 반 데어 로에 그리고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와 같은 유명 건축가들이 자신의 건축 디자인에 수영장을 포함시키면서 수영장은 하나의 건축 트렌드가 될 수 있었다. 또 수영장이 예술가들에게 매력적인 공간으로 인식되면서 수영장이 창작과 혁신의 주제가 되어 주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는 캘리포니아에 있는 자신의 수영장을 그린 SPLASH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현존하는 가장 비싼 작가’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처럼 우리가 수영장에 열광하는 이유는 선명한 에메랄드 빛깔에 대해 물과 빛이 반사되며 만들어내는 아름다움 때문이다. 이태리 발다오라에 위치한 Hotel Hubertus의 수영장은 압권이다. Network of Architecture가 디자인한 25m 높이의 수영장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돌리미티 산맥을 향해 튀어나오면서 ‘중력을 거스르는 수영장’으로 불린다. [이미지 출처: hotel-hubertus.com 홈페이지] 데이비드 호크니의 ‘수영장의 두 사람(Pool with Two Figures)’이 2018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1,200억(90,312,500달러)에 낙찰 받으면서 그의 그림들은 화제의 중심이 되었다. [이미지 출처: christies.com 홈페이지] 자연에서 비일상의 공간, 물의 교회성은 험준한 지형과 물을 이용해 청야전술에 적합하게 지어졌다. 적군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물자와 식량을 없애고 성으로 들어가 지키는 청야전술은 나폴레옹과 히틀러를 패배시킬 만큼 전쟁과 역사의 흐름을 바꾸어 놓았다. 강과 호수가 없는 지형에서는 성주변을 깊이 파고 물로 채워 만든 해자가 중요한 방어막이 되었다. 이렇게 인공미가 더해진 해자는 성을 더욱 특별하고 낭만적인 공간으로 느껴지게 한다.안도 다다오의 ‘물의 교회(Chapel on the water)’는 ‘물 위에 교회를 지으면 어떨까?’하는 상상력에서 시작되었다. 1987년 자신의 생각을 도면과 모형으로 전시하면서 뜻밖의 행운이 찾아왔다.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의 대표가 이 전시를 보고 ‘내 땅에 짓고 싶다’ 제안하면서 만들어졌다. 주변에서 물을 끌어와 인공 연못을 만들고 그 위에 ‘물의 교회’를 지었다. 자작나무숲 L자형 콘크리트를 따라 가면 비일상의 공간인 물의 교회로 들어갈 수 있다. 예배당의 문을 열면 하나의 개방된 공간이 연못을 향해 펼쳐져 있고 수변 중앙의 십자가가 수면에 반사되어 보인다. 교회안에서는 바깥의 풍경을 보면서 물소리를 즐길 수 있지만, 연못 주변을 L자형 콘크리트 벽으로 막아 밖에서는 안을 볼 수 없는 특별함을 담아 냈다. 안도 다다오의 '물의 교회(홋카이도)'는 '빛의 교회(오사카)' '바람의 교회(효고)'와 함께 '안도 다다오의 교회 3부작'이라 불린다. [이미지 출처: architecture-history.org 홈페이지] 실내로 끌어들인 거대한 동적 공간, 레인 보텍스건축에서 물은 공간을 분할하거나 투영시키는 정적인 요소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건축가 모쉐 사프디(Moshe Safdie)가 디자인한 싱가포르 창이 공항의 레인 보텍스(Rain Vortex)는 동적인 요소를 가미해 폭포수의 물줄기가 유리 돔 천장을 통해 쏟아져 내리게 했다. 거대한 폭포수 옆으로 터미널을 이동하거나 환승객을 태운 모노레일이 지나는 모습은 과히 드라마틱하다. 인공 폭포 주변으로 조성된 5층 높이의 가든을 계단으로 연결시켜 마치 거대한 자연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레인 보텍스는 1분에 최대 38t의 우수를 모아 재사용하며 공항 내의 실내온도와 습도를 조절한다. 도넛 모양의 홀로 쏟아진 물은 지하 물탱크에 수집되어 다시 옥상으로 끌어올리는 순환구조로 되어있다. 여기서 놀라운 점은 물줄기가 지붕을 덮고 있는 유리판을 타고 흘러내리게 디자인하여 밑에서 보면 하늘에서 비가 쏟아지는 것 같은 착시효과를 유도했다. 또한 천장에서 물이 쏟아질 때 자연 폭포처럼 물이 사방으로 튀거나 큰 소음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물이 10m 깊이의 깔때기 모양의 홀로 떨어지게 했다. 이 덕분에 거대한 폭포수 주변을 걸으며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거나 폭포수를 바라보며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주얼 창이 에어포트(Jewel Changi Airport)는 싱가포르 창이 공항과 연결되어 있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건물 안에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실내 폭포인 레인 보텍스(Rain Vortex)가 계단식 숲에 둘러싸여 있다. [이미지 출처: jewelchangiairport.com 홈페이지]에디터 단비